: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우리가 멈춰 섰던 순간들 전시
여러분이 장마를 대하는 마음은 어떤가. 물기를 머금은 신선한 공기를 선사하는 장마는, 분주한 우리 일상의 열기를 식혀준다. 성장에 목말라 쉼이 어려울 땐 빗소리에 위안을 얻는다. 사람이 머무는 따스한 사진은 이런 장맛비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소중한 순간들을 살피다 보면, 시끄러웠던 마음이 장맛비 갠 후처럼 맑아진다.
사진='어노니머스 프로젝트' 포스터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그라운드시소 서촌을 찾았다. 2022년 11월 25일부터 2023년 6월 6일까지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우리가 멈춰 섰던 순간들'이라는 전시가 진행되었다. 어노니머스 프로젝트는 1940~1980년대 전 세계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익명으로 촬영한 컬러 필름 슬라이드 컬렉션이다.
입구에서 티켓을 발권할 때 끼울 수 있는 슬라이드 필름을 받을 수 있다. 관람 초입에서부터 아날로그 사진만의 감성과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영국 런던 출신 영상 디렉터 리 슐만은 2017년 코닥크롬슬라이드 필름이 담긴 빈티지 상자를 구입했다고 한다. 상자에서 작가 미상의 캔디드 포토 작품을 발견한 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수집하는 ‘어노니머스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화가와 사진작가, 디렉터들의 사진을 빛에 비춰 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리 슐만은 “사진을 찍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그것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생각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무명 사진가들의 사진은 생일파티나 여행 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순간을 담고 있었다. 친밀한 관계(가족, 친구 또는 연인 등)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순간이기에, 촬영자로 하여금 셔터를 누르게 만들었던 동기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전시는 3가지의 테마로 나뉘어져 층마다 다른 테마의 사진들을 담고 있었다. 수많은 이름 모를 이들의 행복한 순간을 찬찬히 바라보면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지금과 달리 사진이 흔하지 않았기에 그들에게 사진이 주는 특별함은 더 컸을 것이다. 다양하고 예쁜 색감과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이 사진을 통해 유쾌한 감정으로 전해졌다.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사진전을 관람하는 시간은 충전의 시간이 되었다. 열심히 달린 후 휴식이 필요하다면, 일상을 위로하는 사진전 나들이를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 ofr seoul
Ofr의 유일한 아시아 지점으로 알려진 Ofr Seoul은 서촌에 위치해 있다. Ofr은 ‘언제든,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도서와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이다. 먼저 도서를 판매하는 공간에서는 주로 외국 도서를 취급하며 책의 표지 색감을 이용한 배치가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또 무심한 듯하지만 투박하지만은 않은 내부 인테리어를 통해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층 계단을 오르면 잡화 판매 코너가 나온다. 평소 악세사리나 아기자기한 생활 소품을 모으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더라도, 기분 전환차 둘러보길 추천한다. 알록달록한 소품들을 찬찬히 눈으로 훑다 보면 천천히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고, 이내 여유를 즐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울에서 파리의 낭만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미 입소문을 탄지라 비교적 한적한 평일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업시간: 11:00-20:00, 월요일 휴무)
: 카페 베란다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 베란다는 자칫 지나치기 쉬워 지도를 유심히 보고 가는 것이 좋다. 고풍스러운 가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베란다 느낌의 바닥 타일이 보이고, 그 위에 야외테이블 좌석이 있다. 카페 실내 좌석으로 들어가면 책장으로 공간이 구분되어 있고,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은 카페 손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였고, 때문에 곳곳에 책을 읽는 손님들이 많았다. 또 책 표지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레트로하면서도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더운 여름, 카페와 책방에서 시원하게 책을 읽으며 여유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방문을 추천한다.
: 통의동 보안여관
더운 여름 날 장마 속에 잠기듯, 무언가에 몰두하여 잠기는 것은 그 자체로 쉼을 안겨준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보안 여관에 들어서면 소란스러운 세상과 단절되며 그 공간에 몰두하게 된다. 통의동 보안 여관은 1936년 길목을 지나다니는 나그네들을 위해 지어졌다. 이곳에 머문 문화예술인들은 작품 집필에 몰두하였고 ‘시인부락’을 발간하기도 했다. 현재 보안 여관은 문화예술인들의 머뭄과 떠남이 공존했던 역사를 살려 보안스테이, 카페(33마켓), 서점(보안책방), 전시공간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보안 여관에 들어서면 옛 건물의 골조를 살린 전시물들이 공간마다 배치 되어있다. <비어있는 사이>라는 김도영 작가의 개인전은 공간과 작품의 모호한 경계성을 통해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삭제한다. 온전히 공간에 녹아든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건물과 전시를 전부 둘러보고 나면 구름다리를 통해 다다를 수 있는 공간, ‘보안 책방’이 나온다.
보안책방은 독립서점으로, 차분한 분위기와 큰 창, 그리고 그 창 너머로 보이는 돌담이 매력적이다.
통인동 보안여관의 전시와 서점 그리고 스테이, 마켓 등을 둘러보다보면 공간이 주는 ‘독립적임’에 푹 빠져들 수 있다. 마치 장마 속 한가운데에 서있는 것처럼 말이다.
: 이라선 책방
길목의 능소화를 따라가다보면 모습을 드러내는 낮은 층고의 건물이 있다.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이라선’이라는 책방이다. 사진집을 메인으로 하는 이라선 서점은 빳빳한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매력 포인트다. 책방지기님의 취향으로 가득한 책방에 머물다보면, 노래, 서적, 책장 등 모든 곳에 머문 다정한 손길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취향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는 공간, ‘이라선’에 흠뻑 젖어들어보길 추천한다.
Editor. 이윤서, 이루아, 이나경
: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우리가 멈춰 섰던 순간들 전시
여러분이 장마를 대하는 마음은 어떤가. 물기를 머금은 신선한 공기를 선사하는 장마는, 분주한 우리 일상의 열기를 식혀준다. 성장에 목말라 쉼이 어려울 땐 빗소리에 위안을 얻는다. 사람이 머무는 따스한 사진은 이런 장맛비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소중한 순간들을 살피다 보면, 시끄러웠던 마음이 장맛비 갠 후처럼 맑아진다.
사진='어노니머스 프로젝트' 포스터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그라운드시소 서촌을 찾았다. 2022년 11월 25일부터 2023년 6월 6일까지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우리가 멈춰 섰던 순간들'이라는 전시가 진행되었다. 어노니머스 프로젝트는 1940~1980년대 전 세계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익명으로 촬영한 컬러 필름 슬라이드 컬렉션이다.
입구에서 티켓을 발권할 때 끼울 수 있는 슬라이드 필름을 받을 수 있다. 관람 초입에서부터 아날로그 사진만의 감성과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영국 런던 출신 영상 디렉터 리 슐만은 2017년 코닥크롬슬라이드 필름이 담긴 빈티지 상자를 구입했다고 한다. 상자에서 작가 미상의 캔디드 포토 작품을 발견한 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수집하는 ‘어노니머스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화가와 사진작가, 디렉터들의 사진을 빛에 비춰 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리 슐만은 “사진을 찍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그것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생각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무명 사진가들의 사진은 생일파티나 여행 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순간을 담고 있었다. 친밀한 관계(가족, 친구 또는 연인 등)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순간이기에, 촬영자로 하여금 셔터를 누르게 만들었던 동기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전시는 3가지의 테마로 나뉘어져 층마다 다른 테마의 사진들을 담고 있었다. 수많은 이름 모를 이들의 행복한 순간을 찬찬히 바라보면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지금과 달리 사진이 흔하지 않았기에 그들에게 사진이 주는 특별함은 더 컸을 것이다. 다양하고 예쁜 색감과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이 사진을 통해 유쾌한 감정으로 전해졌다.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사진전을 관람하는 시간은 충전의 시간이 되었다. 열심히 달린 후 휴식이 필요하다면, 일상을 위로하는 사진전 나들이를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 ofr seoul
Ofr의 유일한 아시아 지점으로 알려진 Ofr Seoul은 서촌에 위치해 있다. Ofr은 ‘언제든,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도서와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이다. 먼저 도서를 판매하는 공간에서는 주로 외국 도서를 취급하며 책의 표지 색감을 이용한 배치가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또 무심한 듯하지만 투박하지만은 않은 내부 인테리어를 통해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층 계단을 오르면 잡화 판매 코너가 나온다. 평소 악세사리나 아기자기한 생활 소품을 모으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더라도, 기분 전환차 둘러보길 추천한다. 알록달록한 소품들을 찬찬히 눈으로 훑다 보면 천천히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고, 이내 여유를 즐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울에서 파리의 낭만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미 입소문을 탄지라 비교적 한적한 평일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업시간: 11:00-20:00, 월요일 휴무)
: 카페 베란다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 베란다는 자칫 지나치기 쉬워 지도를 유심히 보고 가는 것이 좋다. 고풍스러운 가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베란다 느낌의 바닥 타일이 보이고, 그 위에 야외테이블 좌석이 있다. 카페 실내 좌석으로 들어가면 책장으로 공간이 구분되어 있고,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은 카페 손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였고, 때문에 곳곳에 책을 읽는 손님들이 많았다. 또 책 표지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레트로하면서도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더운 여름, 카페와 책방에서 시원하게 책을 읽으며 여유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방문을 추천한다.
: 통의동 보안여관
더운 여름 날 장마 속에 잠기듯, 무언가에 몰두하여 잠기는 것은 그 자체로 쉼을 안겨준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보안 여관에 들어서면 소란스러운 세상과 단절되며 그 공간에 몰두하게 된다. 통의동 보안 여관은 1936년 길목을 지나다니는 나그네들을 위해 지어졌다. 이곳에 머문 문화예술인들은 작품 집필에 몰두하였고 ‘시인부락’을 발간하기도 했다. 현재 보안 여관은 문화예술인들의 머뭄과 떠남이 공존했던 역사를 살려 보안스테이, 카페(33마켓), 서점(보안책방), 전시공간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보안 여관에 들어서면 옛 건물의 골조를 살린 전시물들이 공간마다 배치 되어있다. <비어있는 사이>라는 김도영 작가의 개인전은 공간과 작품의 모호한 경계성을 통해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삭제한다. 온전히 공간에 녹아든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건물과 전시를 전부 둘러보고 나면 구름다리를 통해 다다를 수 있는 공간, ‘보안 책방’이 나온다.
보안책방은 독립서점으로, 차분한 분위기와 큰 창, 그리고 그 창 너머로 보이는 돌담이 매력적이다.
통인동 보안여관의 전시와 서점 그리고 스테이, 마켓 등을 둘러보다보면 공간이 주는 ‘독립적임’에 푹 빠져들 수 있다. 마치 장마 속 한가운데에 서있는 것처럼 말이다.
: 이라선 책방
길목의 능소화를 따라가다보면 모습을 드러내는 낮은 층고의 건물이 있다.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이라선’이라는 책방이다. 사진집을 메인으로 하는 이라선 서점은 빳빳한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매력 포인트다. 책방지기님의 취향으로 가득한 책방에 머물다보면, 노래, 서적, 책장 등 모든 곳에 머문 다정한 손길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취향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는 공간, ‘이라선’에 흠뻑 젖어들어보길 추천한다.
Editor. 이윤서, 이루아, 이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