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 집중



3줄 이상 안읽음, 요약본, 10분 요약 등 

우리는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흡수하기 위해 효율적인 ‘요약’과 ‘빨리감기’로 우리를 집중시킨다. 

그러나 집중과 동시에 집중력이 쉽게 무너지는 것이 자극적인 미디어가 가진 단점이다.

-

이번  vist to는 “집중” 을 주제로 삼청동, 시청역 주변에서 각각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조용한 공간에서 나의 감각을 마주해본다.








‘디자인’에 집중하다 –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물이 많은 서울이지만,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는 주변 환경에 카멜레온 마냥 조용하게 위치해있다. 

밖에서는 특별한 공간으로 잘 보이지 않아 마음을 먹어야 볼 수 있는 건물 외관은 마치 숨겨진 아지트를 연상시킨다.


깔끔하고, 조용한 내부의 분위기는 디자인 책들을 읽으러 온 사람들에게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겨울에 방문할 경우, 마스크과 히터로 인해 조금 건조하고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겉옷 안에 가벼운 옷을 입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슬리퍼, 운동복, 등산복은 출입이 불가하다고 한다.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는 3층 높이의 이름 그대로 디자인 서적이 있는 도서관이다. 

1층은 라운지와 한정판이거나 구하기 힘든 희귀한 디자인 서적을 볼 수 있는 레어북룸이 있다. 

아주 오래된 디자인 서적부터 <LIFE>, <PLAY BOY> 등의 잡지 전권을 포함해 4,500권의 희귀 도서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계단으로 입장하는 2층과 3층은 1층 입구 프런트데스크에서 받은 카드를 태그 해야 올라갈 수 있다. 

2층과 3층은 건축부터 무대, 의상, 심지어 브랜드 디자인까지 다양한 세션으로 나뉘어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크게 건축, 제품, 브랜드, 현대미술로 공간이 나누어져 있고, 또 그 안에서도 ux,ui 디자인, 시각디자인, 등 작게 섹션이 나눠져 있어 찾아보기에도 편리했다.



건물 전체는 전반적으로 넓은 통창을 앞에 둔 채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곳과 조용히 필기를 하면서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통화를 할 수 없지만 대화는 가능하되, 집중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갖춰져 도서를 집중해서 열람할 수 있다. 

도서를 검색할 수 있는 패드와 1층 입구와 한 켠에는 북큐레이션이 진열되어 독서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자신의 취향껏 서적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는 실제로 과거에 선비들이 사용하는 서재인 한옥재를 리모델링하여 지은 건물이며, 1층의 마당이 땅과, 통창을 통해 보이는 2,3층의 사람과 건물 중앙에 뚫린 천장을 통해 하늘로 땅과 사람, 하늘을 잇는 철학까지 담겨있어 건물 자체도 의미가 큰 공간이다.






‘미술 수집’에 집중하다  - BGA 인덱스



BGA는 “감상부터 콜렉팅까지” 라는 인스타그램 한 줄로 설명된다.  Background Art의 줄임말로, 미술 작품의 해설과 작가 등 뒷 배경을 소개하는 매체다.


온라인에서 [위클리 아티스트]와 에디토리 등의 콘텐츠로 매주 작가 한 명을 선정하여 매일 한 작품씩 소개하는 온라인 미술 감상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는 BGA 인덱스 공간을 열어 소개되었던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여 수집 할 수 있다.


시청역 8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들어오면서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때 즈음 4층에 위치한 BGA 인덱스 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간 4층에는 소란스러운 차도와 거리를 둔 BGA 인덱스를 만날 수 있다. 

미술 작품을 서랍 손잡이를 끌어당겨 작품 제목과 함께 붙여져 있는 큐알코드로 작가가 영감을 얻은 글귀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따로 정해진 동선이 없어 자유롭게 작품을 보고 들으며 작품을 두고 볼 수 있는데, 추운 날씨와 4층의 높이임에도 연령 구분없이 오고가는BGA  인덱스에는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과 콜렉팅하는 사람이 경계없이 어우러진다.




BGA 인덱스는 미술 작품 감상에서 벗어나 마치 미술품을 '골라' 볼 수 있게 서점을 닮아있다. 

선택적으로 골라 볼 수 있는 공간 구성으로, 관람객 혹은 콜렉터 들은 100점의 작품을 모두 '감상' 해야 할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직접 보고, 작가의 말을 오디오로 들을 수 있다. 

한 작품씩 열어보는 것에 익숙해지면 미술을 수집하는 콜렉터와 감상자의 경계에 서있는 스스로를 발견해보며 ‘수집’의 눈과 감각에 집중해볼 수 있었던 감각적인 공간이다.


BGA는 예술과 사회가 소통할 수 있게 하는 Dear.A의 취지와 비슷한 결을 띄고 있어, 신인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BGA의 활동과 전시가 돋보인다. 1

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기간제전시라는 점에서 아쉽지만, 인스타 스토리로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 혹은 작가와 콜라보 소식이 올라오니, 다음 공간에서 BGA를 만나기를 기약한다.






빵의 ‘내추럴함’에 집중하다. – 우드 앤 브릭



역사는 본질을 오랫동안 질문해온 길이 깊다. 1987년 광화문에서 시작한 유로피안 레스토랑과 함께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빵을 고민해왔다. 

이후 2차례에 걸쳐 우드톤과 블랙으로 빈티지한 건물에서 건강한 빵으로 사람을 이었다.


넓은 밝은 우드톤 진열대에는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빵이 위 아래 다양하게 놓여져있다. 

크루아상, 데니쉬, 식빵은 물론  구겔호프, 케이크 까지 이 세상의 모든 빵을 모아둔 가게에서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눈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모를 정도이다.


빵과 디저트 외에도 와인, 치즈, 잼, 오일 등 곁들여 먹을거리들을 팔고 있으며, 샐러드와 간단한 브런치 메뉴도 함께 판매하여 건강함과 내추럴함이 돋보인다.



매장 내부 좌석의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창가 좌석이다. 

필자도 안에서 빵과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남달라 이끌리듯 들어갔다. 

매장 메인이 온통 빵으로 진열되어 있어 창가에는 마음 편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장 안 쪽은 소파와 넓은 테이블로 구성하여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우드 앤 브릭 재동점은 카페와 펍의 두가지 분위기를 동시에 지니지만, 빈티지한 내부 인테리어와 메인에 진열된 클래식한 빵을 맛볼 수 있다.






당신은 어디서 더 집중하고 싶나요? - 카페 텅



'다정한 공터', '텅, 비어있는 삶'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마음을 비우고 사색하는 시간을 존중하는 카페이다. 

안국역 근처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건물의 7층을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사뭇 다른 콘셉트를 전개하는 두 가지 공간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손님은 커피를 주문하고 바리스타가 주문받은 커피를 내리는 공간은 방문객들 간의 보다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곳으로 우드톤의 인테리어와 널찍한 탁자 배치가 눈에 띈다. 

그 반대편의 '텅'은 재즈풍의 음악이 흐르고 블랙 앤 화이트로 심플하게 꾸며져 차분히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러한 차이점에도 두 공간들이 공통적으로 확실히 지니는 점은, 고층에 위치한 만큼 어쩌면 당연하게도 창 너머 고궁이 보이는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뷰 맛집'으로서 '텅'의 면모를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 맛있는 커피와 센스 있는 음료, 시즌별 정성을 담은 디저트가 단순히 '뷰 맛집'에만 그치지 않고 진짜 맛집의 타이틀을 달게 하는 매력이 '텅'으로 향하는 발길을 끊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다. 

심지어 간단한 안주와 와인도 제공하고 있어 늦은 저녁 시간에도 야경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화장실은 한 사람만 이용 가능하지만 충분히 쾌적하여 오랜 시간 카페에 머무르기에 어려움이 없었고, 창가 자리에는 스탠드와 콘센트가 구비되어 있어 공부나 노트북 작업하기 좋았다.




디저트로 먹은 '베리베리 굿 크럼블'과 '단호박 갸또'는 한 입 먹은 순간 의심의 여지없이 맛있는 맛이었는데, 적당히 단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우러졌다.


이처럼 카페 '텅'은 사용자의 입장을 잘 고려한 공간으로,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니 카페 ‘텅’은 주말에는 '텅'보다는 '꽉 찬'이니 민첩하게 자리를 선점하여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editor.  시연, 유진, 하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