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부족했던 과거와 기대로 반짝이는 미래를 동시에 마주하게 되는 이 시점.
하얀 종이 위에 연신 마음을 다잡으며 써 내려갔던 새해 다짐들은 막연하기에 되려 특별한 설렘을 가져다준다.
신년을 맞아 새로운 젊음을 기록하기 위해 이번 Visit to에서 소개하게 될 장소는, 특유의 고즈넉함과 선선한 여유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곳 연희동이다.
추억을 기록하는 엽서 도서관, 포셋
포셋은 약 3200여 종류의 엽서를 판매하고 있는 디자인 상점으로, 여타 문구점과는 다르게 오직 엽서와 필기구 몇 가지만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박한 세월을 거친 건물의 3층 한편에 자리한 상점은 그 흔한 간판 하나 없이도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가게 내부에 입장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종류의 엽서다. 그 디자인도 사진, 캘리그라피, 일러스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몹시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같은 일러스트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유명 브랜드의 굿즈부터 젊은 신진 아티스트의 작품까지, 복합적인 취향을 담은 엽서들을 한 공간에 매개했다는 것 또한 포셋만의 독특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도서관을 표방한 브랜드이니만큼 서가를 모티프로 한 실내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수많은 개수의 엽서들은 특별한 장식 하나 없이도 주연의 자리를 맡을 수 있게끔 전시되어 있다. 상품이 진열된 책장과 책장 사이로 보이는 누군가의 잔상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하고 있음에 묘한 안정감을 느끼도록 한다.
털실로 풀어놓는 마음, 바늘이야기
바늘이야기는 털실부터 부자재까지 뜨개질과 관련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는 뜨개 용품 전문 상점이다. ‘뜨개질’이라는 취미가 한겨울에 마시는 코코아처럼 안온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듯이, 이곳의 실내 공간 역시 주황색 포인트로 장식된 우드톤의 가구들로 장식되어 있다. 매장 초입부터 끝없이 즐비해 있는 털실들이 놓여 있는 공간 또한 나무로 된 책장이다.
판매하는 뜨개질 키트의 종류 또한 가방, 모자, 지갑 등으로 털실의 가짓수만큼이나 매우 다양하다. 바늘이야기 속 키트들은 단순 뜨개 용품만이 아니라, 제품 속 도안을 잘 만들 수 있는 방법까지 동시에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용하다. 상품마다 달려 있는 택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제품이 동영상 강의 및 도안을 제공하는지 그 여부를 확인해 수 있다.
매장의 2층으로 올라가면 뜨개질과 함께 커피를 곁들여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나온다. 기성 카페와는 달리 뜨개 용품을 올려놓을 수 있을 만한 커다란 테이블을 여러 개 배치해 둔 것이 특징이다. 친구, 가족,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함께 뜨개질을 하는 모습이 아늑한 공간과 어우러져 자연스레 따스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카페 내에서 판매하는 특별 메뉴 단추빵은 귀여운 디자인과 함께 바늘이야기만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끔 한다.
이 모든 게 한 폭의 사랑 시, 글월
매장 내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독특한 향이 조용히 글월의 방문객을 반긴다. ‘편지가게’라는 표현으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 글월은 말 그대로 연필, 볼펜, 편지지 등 편지글을 쓸 때 필요할 만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대 앞에 붙어 있는 구체적인 설명은 각각의 제품 하나하나에 나름의 내러티브를 부여한다. 그중 진열장 한편에 자리한 검은 토끼 편지지는 2023년을 맞아 새롭게 판매되는 상품으로, 공간에 적절한 위트를 더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들 가장 독특하다고 볼 수 있는 상품은 역시 펜팔이다. 글월 내의 펜팔은 익명의 손님과 손님 사이를 연결해 주는 편지 교환 서비스로서, 개별적으로 편지를 작성한 후 이를 카운터에 접수하고, 판매대에 놓여 있는 다른 방문객의 편지를 가져가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편지봉투 겉면에는 ‘명랑한’, ‘느긋한’ 등의 추상적 키워드들만이 쓰여 있어 보는 이의 궁금증을 더한다.
연희동의 맑은 하늘을 오롯이 보여주는 창 위쪽에는 ‘보내는 사람 글월’이라는 문구가 작게 쓰여 있다. 특별히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편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그 속에 깊게 묻어 있는 누군가의 취향을 알아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구옥 건물 속 따뜻한 예술, 캐비넷클럽 하우스
캐비넷하우스(CABINET HOUSE)는 어반플레이가 연희동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바운드 프로젝트이다. 어반플레이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스몰 브랜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콘텐츠가 자생하는 하이퍼 로컬 타운인 ‘바운드’를 조성 중이며, 전국 각지에서 빌리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공간이 있는 관계로 현재 운영 중인 ‘잭슨 카멜레온’과 ‘로우키’가 위치한 공간만 만나보았다.
건물 외관은 주변 건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알아보기 쉽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따뜻한 공기와 특유의 향기가 마치 다른 세계로 빠져든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되는데, 연희동 구옥을 살려 각 공간에 어우러지는 잭슨 카멜레온 가구를 배치해 둔 잭슨 하우스에서는 가정집 형태를 띠고 있는 공간과 가구라는 브랜드의 용도가 잘 맞아떨어져 서로의 매력을 더욱 잘 담아내고 있다. 배치된 소품들의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나, 따뜻한 분위기의 가정집을 느낄 수 있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바로 옆에 이어서 위치한 잭슨 아뜰리에 쇼룸은 구옥과 이어져 있는 듯하면서도 신축 공간만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깔끔한 분위기의 소품들과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이곳에 앉아 로우키 커피를 즐기며 휴식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천장에 달린 조명이 바람에 흔들리며 나는 찰랑거리는 소리가 편안한 분위기를 더하는듯했다. 안쪽에는 마찬가지로 쇼룸 공간이 준비되어 있는데, 저녁 시간에 방문해 자연광의 모습은 보지 못하였으나 한쪽 벽에 커다랗게 통창이 있어 방문하는 시간대에 따라 오묘하게 새로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을 듯하다.
감성이 익어가는 따스한 휴식, 책,익다
화려하고 북적거리는 홍대입구역 근처 거리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심플하게 적힌 간판이 길에 놓여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골목 안쪽으로 향하면 한눈에 봐도 따스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유리창을 만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조용한 공간이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길게 놓인 바 테이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편하게 짐을 놓을 수 있도록 의자마다 달려 있는 바구니에서 책방 지기님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자리마다 놓여 있는 메뉴판에는 다양한 종류의 술과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고, 마음을 정한 뒤 기다리면 책방 지기님이 조용히 오셔서 주문을 받아 주시는 방식이었다. 음식 종류는 공간을 해치지 않도록 냄새가 심하지 않은 것들로 구성하셨다는 글이 적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온전히 분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은 검은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것들중에 자유롭게 골라 읽을 수 있고, 스티커가 없는 책은 기쁜 마음으로 구매 후 읽어 달라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면 하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상 한구석에는 책을 읽고 감상을 적어 붙일 수 있게 포스트잇과 펜을 준비해두었다. 의자 곳곳에는 담요가 배치되어 있고 책장 군데군데마다 책에 대한 애정이 담긴 메모지가 붙여져 있다. 화장실의 작은 히터까지 보고 책방지기가 공간마다 어떤 고민을 하고 배려를 발라 놓았는지 보여 조용하게 다정한 책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정신없이 책을 읽었다. 술과 책은 퍽 잘 어울렸고 고요한 음악과 적당한 어두움이 아늑했다. 대문호들은 대부분 술고래였다고 들었는데 경험해 보니 그럴만했다. 독서를 좋아한다면, 적당한 음주를 사랑한다면 책, 익다를 추천한다.
한없이 부족했던 과거와 기대로 반짝이는 미래를 동시에 마주하게 되는 이 시점.
하얀 종이 위에 연신 마음을 다잡으며 써 내려갔던 새해 다짐들은 막연하기에 되려 특별한 설렘을 가져다준다.
신년을 맞아 새로운 젊음을 기록하기 위해 이번 Visit to에서 소개하게 될 장소는, 특유의 고즈넉함과 선선한 여유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곳 연희동이다.
추억을 기록하는 엽서 도서관, 포셋
포셋은 약 3200여 종류의 엽서를 판매하고 있는 디자인 상점으로, 여타 문구점과는 다르게 오직 엽서와 필기구 몇 가지만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박한 세월을 거친 건물의 3층 한편에 자리한 상점은 그 흔한 간판 하나 없이도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가게 내부에 입장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종류의 엽서다. 그 디자인도 사진, 캘리그라피, 일러스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몹시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같은 일러스트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유명 브랜드의 굿즈부터 젊은 신진 아티스트의 작품까지, 복합적인 취향을 담은 엽서들을 한 공간에 매개했다는 것 또한 포셋만의 독특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도서관을 표방한 브랜드이니만큼 서가를 모티프로 한 실내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수많은 개수의 엽서들은 특별한 장식 하나 없이도 주연의 자리를 맡을 수 있게끔 전시되어 있다. 상품이 진열된 책장과 책장 사이로 보이는 누군가의 잔상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하고 있음에 묘한 안정감을 느끼도록 한다.
털실로 풀어놓는 마음, 바늘이야기
바늘이야기는 털실부터 부자재까지 뜨개질과 관련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는 뜨개 용품 전문 상점이다. ‘뜨개질’이라는 취미가 한겨울에 마시는 코코아처럼 안온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듯이, 이곳의 실내 공간 역시 주황색 포인트로 장식된 우드톤의 가구들로 장식되어 있다. 매장 초입부터 끝없이 즐비해 있는 털실들이 놓여 있는 공간 또한 나무로 된 책장이다.
판매하는 뜨개질 키트의 종류 또한 가방, 모자, 지갑 등으로 털실의 가짓수만큼이나 매우 다양하다. 바늘이야기 속 키트들은 단순 뜨개 용품만이 아니라, 제품 속 도안을 잘 만들 수 있는 방법까지 동시에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용하다. 상품마다 달려 있는 택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제품이 동영상 강의 및 도안을 제공하는지 그 여부를 확인해 수 있다.
매장의 2층으로 올라가면 뜨개질과 함께 커피를 곁들여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나온다. 기성 카페와는 달리 뜨개 용품을 올려놓을 수 있을 만한 커다란 테이블을 여러 개 배치해 둔 것이 특징이다. 친구, 가족,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함께 뜨개질을 하는 모습이 아늑한 공간과 어우러져 자연스레 따스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카페 내에서 판매하는 특별 메뉴 단추빵은 귀여운 디자인과 함께 바늘이야기만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끔 한다.
이 모든 게 한 폭의 사랑 시, 글월
매장 내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독특한 향이 조용히 글월의 방문객을 반긴다. ‘편지가게’라는 표현으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 글월은 말 그대로 연필, 볼펜, 편지지 등 편지글을 쓸 때 필요할 만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대 앞에 붙어 있는 구체적인 설명은 각각의 제품 하나하나에 나름의 내러티브를 부여한다. 그중 진열장 한편에 자리한 검은 토끼 편지지는 2023년을 맞아 새롭게 판매되는 상품으로, 공간에 적절한 위트를 더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들 가장 독특하다고 볼 수 있는 상품은 역시 펜팔이다. 글월 내의 펜팔은 익명의 손님과 손님 사이를 연결해 주는 편지 교환 서비스로서, 개별적으로 편지를 작성한 후 이를 카운터에 접수하고, 판매대에 놓여 있는 다른 방문객의 편지를 가져가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편지봉투 겉면에는 ‘명랑한’, ‘느긋한’ 등의 추상적 키워드들만이 쓰여 있어 보는 이의 궁금증을 더한다.
연희동의 맑은 하늘을 오롯이 보여주는 창 위쪽에는 ‘보내는 사람 글월’이라는 문구가 작게 쓰여 있다. 특별히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편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그 속에 깊게 묻어 있는 누군가의 취향을 알아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구옥 건물 속 따뜻한 예술, 캐비넷클럽 하우스
캐비넷하우스(CABINET HOUSE)는 어반플레이가 연희동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바운드 프로젝트이다. 어반플레이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스몰 브랜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콘텐츠가 자생하는 하이퍼 로컬 타운인 ‘바운드’를 조성 중이며, 전국 각지에서 빌리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공간이 있는 관계로 현재 운영 중인 ‘잭슨 카멜레온’과 ‘로우키’가 위치한 공간만 만나보았다.
건물 외관은 주변 건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알아보기 쉽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따뜻한 공기와 특유의 향기가 마치 다른 세계로 빠져든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되는데, 연희동 구옥을 살려 각 공간에 어우러지는 잭슨 카멜레온 가구를 배치해 둔 잭슨 하우스에서는 가정집 형태를 띠고 있는 공간과 가구라는 브랜드의 용도가 잘 맞아떨어져 서로의 매력을 더욱 잘 담아내고 있다. 배치된 소품들의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나, 따뜻한 분위기의 가정집을 느낄 수 있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바로 옆에 이어서 위치한 잭슨 아뜰리에 쇼룸은 구옥과 이어져 있는 듯하면서도 신축 공간만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깔끔한 분위기의 소품들과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이곳에 앉아 로우키 커피를 즐기며 휴식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천장에 달린 조명이 바람에 흔들리며 나는 찰랑거리는 소리가 편안한 분위기를 더하는듯했다. 안쪽에는 마찬가지로 쇼룸 공간이 준비되어 있는데, 저녁 시간에 방문해 자연광의 모습은 보지 못하였으나 한쪽 벽에 커다랗게 통창이 있어 방문하는 시간대에 따라 오묘하게 새로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을 듯하다.
감성이 익어가는 따스한 휴식, 책,익다
화려하고 북적거리는 홍대입구역 근처 거리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심플하게 적힌 간판이 길에 놓여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골목 안쪽으로 향하면 한눈에 봐도 따스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유리창을 만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조용한 공간이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길게 놓인 바 테이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편하게 짐을 놓을 수 있도록 의자마다 달려 있는 바구니에서 책방 지기님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자리마다 놓여 있는 메뉴판에는 다양한 종류의 술과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고, 마음을 정한 뒤 기다리면 책방 지기님이 조용히 오셔서 주문을 받아 주시는 방식이었다. 음식 종류는 공간을 해치지 않도록 냄새가 심하지 않은 것들로 구성하셨다는 글이 적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온전히 분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은 검은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것들중에 자유롭게 골라 읽을 수 있고, 스티커가 없는 책은 기쁜 마음으로 구매 후 읽어 달라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면 하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상 한구석에는 책을 읽고 감상을 적어 붙일 수 있게 포스트잇과 펜을 준비해두었다. 의자 곳곳에는 담요가 배치되어 있고 책장 군데군데마다 책에 대한 애정이 담긴 메모지가 붙여져 있다. 화장실의 작은 히터까지 보고 책방지기가 공간마다 어떤 고민을 하고 배려를 발라 놓았는지 보여 조용하게 다정한 책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정신없이 책을 읽었다. 술과 책은 퍽 잘 어울렸고 고요한 음악과 적당한 어두움이 아늑했다. 대문호들은 대부분 술고래였다고 들었는데 경험해 보니 그럴만했다. 독서를 좋아한다면, 적당한 음주를 사랑한다면 책, 익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