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언론을 만나
만인을 아우르는 공론장이 되는
초월을 향한 표현의지의 도약
w. 왕수민
문화예술, 그리고 언론미디어
지은(Dear.A & JNC) : SNS에 자주 올라오는 전시회, 공연 인증샷을 보면 문화예술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어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주요 일간지 등의 언론미디어에서도 문화예술은 주목을 받고 있을까요?
언론미디어에서 다루어지는 문화예술의 모습
지은(Dear.A & JNC) : 언론사에서 문화부는 기존 인력을 축소하거나 유지하는 선에서 운영되는 흐름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물론 한국경제신문처럼 문화 전반에서 강화 기조를 보이는 언론사도 존재해요. 한국경제신문은 2022년에 클래식 음악채널 ‘아르떼TV’를 인수하고 문화부 인원을 17명까지 대폭 확대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극히 드물고, 문화예술에 대해 한정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아 보였어요.
한국경제신문 2022년 4월 5일자 신문 1면 - 출처 : 한국기자협회 기사
지윤(JNC) : 굵직한 언론사 기사 탭에서 MZ세대가 흥미를 가질 만한 문화 예술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요즘 많은 관심을 끄는 팝업 스토어나 전시회 같은 문화 예술 행사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루거나 소개하는 글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오히려 SNS에서 문화 예술에 대한 글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해원(Dear.A) :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볼 수 있는 네이버 뉴스에서도 문화예술을 다루는 기사가 타 분야에 비해 양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깊이마저도 얕다고 느껴져요. 문화를 심층 있게 살펴보거나 예술에 대한 고찰을 하기 보다는 연예 관련 기사가 대부분인 것도 사실이고요.
수영(Dear.A) : 저도 해원님처럼 네이버 뉴스를 살펴봤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카테고리가 '정치, 경제, 사회'더라고요. 그 다음이 '생활/문화'고, 거기에 들어가도 헤드라인 뉴스는 날씨 관련 뉴스였어요. 이렇게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 뉴스조차 문화예술 분야를 다루는 비중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더 심할 것 같아요. 특히 문화예술을 다룬다고 해도 대중적인 케이팝이나 세계적인 상을 받은 작품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문화예술은 주류로 다뤄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생활/문화 카테고리 헤드라인 뉴스 - 출처 : 네이버뉴스
재은(JNC) : 말씀해 주신 대로 언론미디어에서는 상업적인 갤러리나 대중들이 많이 찾아서 이미 유명해진 큼직한 이슈만을 다루고 있어요. 언론이 상업성과 대중성에만 치우쳐서 문화예술을 협소하고 피상적으로 다루는 것이 예술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기사의 소재뿐 아니라 내용도 단순한 정보 나열에 그쳐서 기자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나 전문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했어요. 이는 예술인들의 의지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을 대하는 언론사의 태도가 문화예술의 질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어요.
채원(JNC) : 맞아요. 문화예술과 관련한 전문성을 가진 기자님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보 전달 중심의 광고형 기사들이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님이나 연합뉴스 성도현 기자님을 제외하고 클래식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가진 기자님을 본 기억이 없어요.
민지(Dear.A) : 문화면은 생활과 취미, 스타일과 관련한 정보를 평면적으로 전달하고, 트렌드를 얕게 설명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에요. 또 예술에 대한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비평도 많아서, 언론에서 다루는 '문화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해요.
예원(Dear.A) : 인디게임 기사를 찾아봤는데, 넥슨 등 대기업 관련 기사는 많지만, 인디 업계가 돌아가는 상황 등 해당 업계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루는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어요. “불황을 맞고 있음”, “업계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음” 등의 추상적인 표현만 나와있을 뿐,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의 불황을 맞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다루는 기사를 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인디음악이나 독립영화에 관한 부분도 상황은 비슷해 보여요.
은서(JNC) : 확실히 언론에서 다루는 문화예술은 한계가 있어 보여요. 대체로 연예계 이슈에 집중된 기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이 한정적으로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지은(Dear.A & JNC) : 미술 전문 기자로 활동 중인 편완식 기자님의 말에 따르면, 기자들이 미술을 알 만하면 다른 부서로 배치 받아요. 이에 따라 미술계 인사들은 미술에 대한 지식을 갖춘 기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들을 나눌 수 없게 되죠. 이러한 현상은 기자를 문화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지 않고, 일의 영역으로만 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상업적으로나 주어진 한계 속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이 많아지게 되고, 결국 문화예술의 다양성은 조명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해원(Dear.A) : 언론미디어의 주 타겟층도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뉴스 혹은 인터넷 기사를 읽는 연령층은 낮지 않습니다. 뉴미디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10-20대, 심지어 30대까지 대부분의 젊은 연령층이 새로운 소식을 접할 때 신문과 TV 보다는 주로 유튜브나 SNS를 사용하죠. 언론미디어 사용의 주 연령대인 4~50대 이상의 대중에게는 사회/정치/기술에 비해 문화예술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민지(Dear.A) : 문화는 자기 삶과 무관하다는 생각이 앞서고, 삶에 큰 영향과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아요. 정치나 경제, 사회는 국가와 삶에 직결된 부분이고, 문화는 즐기는 이들만 향유하는 것으로 치부해서 독자의 수요가 낮고, 결국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을 다룰 필요성을 잃게 되는 거죠.
채원(JNC) : 결국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문화예술의 시장 크기가 과소평가되고 있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영향력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해 보이네요. 작년 9월에 정부예산안이 발표되었는데, 학교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 사업이나 문화 다양성 확산 사업, 지역 서점 활성화 사업 같은 중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이 상당히 삭감되었어요. 현장에서는 이에 따라 ‘2024년에 문화예술계의 보릿고개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공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생활문화센터 같은 국가 문화시설과 인프라들의 경우 국가가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를 통해 일부 보조했었는데 이것이 완전히 지역의 권한으로 넘어가면서 문화 시설 조성이나 운영을 지자체가 온전히 알아서 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그 속에서 중앙정부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색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4년 문체부 분야별 예산 편성 현황 -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재은(JNC) :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대중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유능한 노동자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었어요. 우리가 실제로 학창시절에 경험했듯이 음악, 미술과 같은 예능 분야는 주요 교과목에 해당하지 않아요. 이러한 교육 방식이 예술은 부가적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해요. 흔히들 예술이 삶에 실용적이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문화예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도 적어서 기자들이 직접 취재를 하거나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는 거죠. 이외에도 비영리적인 문화예술 단체는 재정적으로 취약해서 비용을 들여 광고하기 힘든 상황이에요. 직접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쉽지 않고요. 문화예술계는 프리랜서나 비정규직 예술가 개인이 많기 때문에 홍보담당자가 따로 존재하지도 않고 기자들과 시간을 들여 친맥을 쌓기도 어려운 구조예요.
예원(Dear.A) :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가 과학기술을 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기조가 있다 보니, 언론미디어에서도 문화예술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문학, 미술, 음악 등에 관한 오피니언이나 비판적 기사보다는 단순한 정보제공성 기사가 팽배한 것이 때로는 아쉽기도 해요.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차원의 예산과 지원이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보도거리의 감소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서울여성공예센터는 거의 강제로 폐관되었고, 지역 박물관 관련 예산, 버스킹 관련 예산도 대폭 감소하였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에게 친근하게 보도할만한 소재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봐요.
나전칠기박물관 예산은 삭감 뉴스 캡처 화면 - 출처 : KBS NEWS 광주전남 유튜브 채널
수영(Dear.A) : 이번 학기에 언론 관련 강의를 하나 듣고 있는데, 연구 결과로 언급된 것 중에 ‘뉴스 소비를 통해 추구하는 충족의 종류'에서 먼저 제시된 게 ‘대인관계 유지의 유용성 및 공적 기능으로서의 환경 감시’였어요. 뉴스는 말 그대로 새로운 소식, 대중이 유용하고 흥미롭게 느낄 만한 소식을 우선으로 제공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앞서 언급했듯 정치, 경제, 사건 및 사고들이 우선 순위가 되어서 이에 관심 없는 이들은 뉴스를 회피하는 경향이 높아지죠. 심지어 알고리즘 때문에 뉴스에 선택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까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의 비중이 낮아지는 건 불가피한 구조인 것 같아요.
은서(JNC) : 아무래도 언론은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니즈에 맞는 기사를 쓰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대중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낮은 거죠. 앞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삶과 직결되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문화예술은 삶이나 생존보다는 일종의 ‘여가’라고 생각돼요. 그러니 사람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고, 언론의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났다고 볼 수 있죠. 사람들이 따로 시간을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일종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연예계 이슈라고 생각해요. 시간이나 비용의 투자 없이 가십거리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책임 없는 쾌락, 그런 것 아닐까요?
문화예술의 중요성
해원(Dear.A) : 현대과학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의 많은 영역이 기술과 과학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Chat GPT와 같은 인공지능의 능력치가 올라가면서 인간만의 고유성에 대한 회의감을 표한 사람들도 많았고요. 인간이 창작하고, 인간이 향유하는 문화와 예술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줄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자아 확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채원(JNC) :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아방가르드적인 특성을 가진 예술의 발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NTF, 아트테크 분야의 경제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고요. 영국의 게이츠헤드처럼 문화예술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됨으로써 최근 논란이 되는 지방소멸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예술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윤(JNC) : 저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정해서 전시회를 보러가곤 해요. 그날은 전시회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작품을 앞에 두고 생각하고 온답니다. 작품을 보고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작가의 마음이나 상황을 상상해 보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제 감정과 경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꾸준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챙기는 것이 어려운 요즘, 문화예술과 함께할 때만큼은 자신의 경험과 작품 속에서 연결고리를 느끼고 예술에 몰두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았으면 좋겠어요. 현대인에게 성찰의 수단으로서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문화예술은 그 자체로서 중요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지은(Dear.A & JNC) : 문화예술은 삶의 질과 행복 지수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대체로 문화예술 향유는 지역주민 삶의 질에 양(+)의 영향을 미쳐요. 실제로 예술은 감각적 쾌감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도 감동을 주잖아요. 전시 감상 등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껴본 사람으로서 예술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논문 가설 지지여부 - 출처 : 배인경. (2018). 문화예술이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 서울시 5대 권역을 중심으로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44.
은서(JNC) : 문화예술은 사람이 살아가는 양상 그 자체예요. 예로부터 문화예술은 시대상을 대표했고, 결국 문화예술은 역사로 남겨져 왔어요. 문화예술을 통해서 과거를 볼 수 있고, 현재를 볼 수 있으며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교양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와 인생 설계에까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겠어요.
예원(Dear.A) : 문화예술은 곧 사람의 이야기이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인만큼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에요. 이러한 점에서 문화예술은 사라질 수 없으며 우리의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죠. 또한, 문화예술은 때때로 사회의 결속과 정서를 만드는 데 크게 관여해요. 일제강점기 시절의 저항문학은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했고, 서로 연대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어요. 현대의 경우 야구장 응원가, 대학의 응원가도 예시로 들 수 있죠. 시대의 정서와 사회의 결속은 때때로 첨단 과학 기술이 아니라 문화예술로부터 기인해요. 이런 면에서 예술은 현실을 담고 현실은 예술을 닮는 듯해요.
수영(Dear.A) : 동의해요. 앞의 논의에서 교육을 언급해 주신 걸로 기억하는데, 특히 문화예술 교육은 학습자 개인에게 정서적 풍요로움과 내적 성장을 가져다 준다고 하더라고요. 일제 강점기 때의 시 같은 것을 문학 시간에 배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살짝 다른 시각으로 봤어요. 오히려 문화예술이 일상과 너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매일 음악을 듣거나 주말에 영화 한 편 보러 가는 걸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간과된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라보는 문화예술의 분야를 넓히면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문화예술을 통해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효과지표 - 출처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교육R&D팀)
재은(JNC) : 문화예술이 쉽게 등한시되는 이유는 가치를 수치화할 수 없고, 딱 떨어지는 무언가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답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화예술의 매력이자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실의 문제를 문제로 삼을 수 있게 돼요. 현실 속에 있으면 현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지만 어떠한 창작물을 통해 현실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실상을 직시할 수 있게 되고 변화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돼요. 이러한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정치/사회적 자유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의 자유가 곧 역사 발전의 과정 혹은 그 시작이 될 수 있어요.
또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은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에요. 소외된 자나 비주류의 이야기를 가시화할 수 있다는 거죠. 그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게 하는 데에 큰 가치가 있어요. 이는 좋은 언론미디어의 역할과도 통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민지(Dear.A) : 문화예술은 가장 효과적으로 즐거움과 유익한 정보를 주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예술 작품만 보아도 현실을 벗어나서 재미를 얻죠. 이는 건강한 삶과 직결되니, 그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면은 건조하기보다 재미있는 내용을 전하기에, 언론에서 쉼터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수영(Dear.A) : 문화예술이 지금은 한정적으로 다뤄지고 있지만, 동시에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담을 수 있는 매체가 언론미디어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어떤 영화를 보고 SNS에 감상을 남겨도 그걸 보는 건 이미 그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우연히 글을 발견한 사람일 텐데, 언론미디어라는 측면에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신뢰도가 있으니까요. 언론의 역할을 수행해서 많은 이들에게 문화예술을 알리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을 친근하게, 또 심도 깊게 다룰 필요가 있죠. 혹은 저희 Dear.A에서 청년 예술가들을 다루는 것과 같이 새롭고 낯선 문화예술을 발굴하거나,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도 주목해야 지금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윤(JNC) : 언론미디어 속 문화예술은 친근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해요. 실제로 저는 문화예술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고, 매일 아침 문화예술 기사를 읽고 있는데 경험해 본 적 없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됨으로써 한층 더 넓어진 시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 뿌듯해요. 사람들이 아침에 연예 가십으로 지하철을 타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 기사를 보며 일상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문화예술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고 타인의 경험을 가깝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어요. 하지만 예술은 심각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 때문에 넓고 가볍게 향유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우리와 가깝고 또 가볍게 하지만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마치 영양제처럼 챙겨먹을 수 있는 문화 예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은서(JNC) : 언론에서 문화예술을 친근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에 저도 동의해요.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죠. 아무래도 문화예술 자체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 이미지를 언론이 깨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 누구든, 언제든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렸으면 좋겠어요.
예원(Dear.A) : 단순히 누가 어디에서 몇 등을 했고, 어디에서 뭐가 열린다더라 하는 식의 정보제공성 글보다는 대중을 사유하게 하는 기사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저는 문화예술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사람을 사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문화예술은 평소에는 잘 고려해보지 못하는 내용을 작품으로 가시화하고,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죠. 따라서 인디 업계처럼 소수자의 목소리를 크게 내비칠 줄 알고, 정책적인 비판점도 제시할 수 있는 언론이 우리 사회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채원(JNC) : 언론미디어, 대중이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어요. 예술은 숭고하고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을 일상으로 가져오고 단순히 심미적 특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사회에 기여하는 여러 가치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지(Dear.A) : 문화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기자가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하면서 새로운 시선과 정보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 현상을 예리하게 풀어내는 역량을 갖춘 기고자들을 모아 그들의 목소리와 관점을 반영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기고자는 물론 독자도 다양한 문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대중 문화와 여행,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주제도 좋지만, 문화 현상이나 예술적 용어와 같은 주제를 탐구해서 심도 있게 비평하는 내용도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은(Dear.A & JNC) : 앞서 언급했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언론미디어가 문화 분야 기자들에게 전문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뉴욕타임스’와 같은 선진국 대표 미디어를 보면, 문화 섹션을 특화해 양질의 비평 콘텐츠를 생산 및 전달하는 데 많은 자원을 할애하고 있거든요. 2023년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과 문화예술행사 참여율 모두 전년에 비해 증가했어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점점 늘어나는 만큼, 문화예술을 다른 분야만큼 깊고 넓게 다루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2023 국민화예술활동조사(문화예술행사 참여율) -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해원(Dear.A) : 가장 먼저 언론 미디어에서 다루는 문화예술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은님이 이전에 말씀하셨던 악순환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사의 양이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기사의 양이 많아지면 독자의 수가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이고, 독자가 늘어난다면 기사에 대한 피드백이 활발해져 언론에서 문화 예술을 다룰 때 깊이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야 이후에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질의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은(JNC) : 문화예술과 대중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공의 장을 마련해주고, 문화예술계의 어려운 점을 적극적으로 발화해주는 식으로 언론미디어가 문화예술의 부흥에 이바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기자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해 보여요. 정치/경제 분야와는 달리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거대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함께 즐길 가치가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문화적 예술행위가 중요해요. 상업주의적으로 행사의 규모나 영향력에 주목하기보다 비주류의 삶과 맞닿아 있는 뜻깊은 행사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문화예술의 가치와 의의가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러한 기사가 많아진다면 앞서 저희가 논의한 조명받지 못하는 문화예술에 대한 편견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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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홍지은, 김민지, 박예원, 장수영, 정해원
designer. 정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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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왕수민
문화예술, 그리고 언론미디어
지은(Dear.A & JNC) : SNS에 자주 올라오는 전시회, 공연 인증샷을 보면 문화예술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어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주요 일간지 등의 언론미디어에서도 문화예술은 주목을 받고 있을까요?
언론미디어에서 다루어지는 문화예술의 모습
지은(Dear.A & JNC) : 언론사에서 문화부는 기존 인력을 축소하거나 유지하는 선에서 운영되는 흐름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물론 한국경제신문처럼 문화 전반에서 강화 기조를 보이는 언론사도 존재해요. 한국경제신문은 2022년에 클래식 음악채널 ‘아르떼TV’를 인수하고 문화부 인원을 17명까지 대폭 확대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극히 드물고, 문화예술에 대해 한정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아 보였어요.
한국경제신문 2022년 4월 5일자 신문 1면 - 출처 : 한국기자협회 기사
지윤(JNC) : 굵직한 언론사 기사 탭에서 MZ세대가 흥미를 가질 만한 문화 예술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요즘 많은 관심을 끄는 팝업 스토어나 전시회 같은 문화 예술 행사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루거나 소개하는 글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오히려 SNS에서 문화 예술에 대한 글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해원(Dear.A) :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볼 수 있는 네이버 뉴스에서도 문화예술을 다루는 기사가 타 분야에 비해 양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깊이마저도 얕다고 느껴져요. 문화를 심층 있게 살펴보거나 예술에 대한 고찰을 하기 보다는 연예 관련 기사가 대부분인 것도 사실이고요.
수영(Dear.A) : 저도 해원님처럼 네이버 뉴스를 살펴봤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카테고리가 '정치, 경제, 사회'더라고요. 그 다음이 '생활/문화'고, 거기에 들어가도 헤드라인 뉴스는 날씨 관련 뉴스였어요. 이렇게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 뉴스조차 문화예술 분야를 다루는 비중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더 심할 것 같아요. 특히 문화예술을 다룬다고 해도 대중적인 케이팝이나 세계적인 상을 받은 작품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문화예술은 주류로 다뤄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생활/문화 카테고리 헤드라인 뉴스 - 출처 : 네이버뉴스
재은(JNC) : 말씀해 주신 대로 언론미디어에서는 상업적인 갤러리나 대중들이 많이 찾아서 이미 유명해진 큼직한 이슈만을 다루고 있어요. 언론이 상업성과 대중성에만 치우쳐서 문화예술을 협소하고 피상적으로 다루는 것이 예술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기사의 소재뿐 아니라 내용도 단순한 정보 나열에 그쳐서 기자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나 전문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했어요. 이는 예술인들의 의지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을 대하는 언론사의 태도가 문화예술의 질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어요.
채원(JNC) : 맞아요. 문화예술과 관련한 전문성을 가진 기자님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보 전달 중심의 광고형 기사들이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님이나 연합뉴스 성도현 기자님을 제외하고 클래식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가진 기자님을 본 기억이 없어요.
민지(Dear.A) : 문화면은 생활과 취미, 스타일과 관련한 정보를 평면적으로 전달하고, 트렌드를 얕게 설명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에요. 또 예술에 대한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비평도 많아서, 언론에서 다루는 '문화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해요.
예원(Dear.A) : 인디게임 기사를 찾아봤는데, 넥슨 등 대기업 관련 기사는 많지만, 인디 업계가 돌아가는 상황 등 해당 업계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루는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어요. “불황을 맞고 있음”, “업계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음” 등의 추상적인 표현만 나와있을 뿐,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의 불황을 맞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다루는 기사를 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인디음악이나 독립영화에 관한 부분도 상황은 비슷해 보여요.
은서(JNC) : 확실히 언론에서 다루는 문화예술은 한계가 있어 보여요. 대체로 연예계 이슈에 집중된 기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이 한정적으로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지은(Dear.A & JNC) : 미술 전문 기자로 활동 중인 편완식 기자님의 말에 따르면, 기자들이 미술을 알 만하면 다른 부서로 배치 받아요. 이에 따라 미술계 인사들은 미술에 대한 지식을 갖춘 기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들을 나눌 수 없게 되죠. 이러한 현상은 기자를 문화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지 않고, 일의 영역으로만 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상업적으로나 주어진 한계 속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이 많아지게 되고, 결국 문화예술의 다양성은 조명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해원(Dear.A) : 언론미디어의 주 타겟층도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뉴스 혹은 인터넷 기사를 읽는 연령층은 낮지 않습니다. 뉴미디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10-20대, 심지어 30대까지 대부분의 젊은 연령층이 새로운 소식을 접할 때 신문과 TV 보다는 주로 유튜브나 SNS를 사용하죠. 언론미디어 사용의 주 연령대인 4~50대 이상의 대중에게는 사회/정치/기술에 비해 문화예술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민지(Dear.A) : 문화는 자기 삶과 무관하다는 생각이 앞서고, 삶에 큰 영향과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아요. 정치나 경제, 사회는 국가와 삶에 직결된 부분이고, 문화는 즐기는 이들만 향유하는 것으로 치부해서 독자의 수요가 낮고, 결국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을 다룰 필요성을 잃게 되는 거죠.
채원(JNC) : 결국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문화예술의 시장 크기가 과소평가되고 있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영향력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해 보이네요. 작년 9월에 정부예산안이 발표되었는데, 학교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 사업이나 문화 다양성 확산 사업, 지역 서점 활성화 사업 같은 중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이 상당히 삭감되었어요. 현장에서는 이에 따라 ‘2024년에 문화예술계의 보릿고개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공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생활문화센터 같은 국가 문화시설과 인프라들의 경우 국가가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를 통해 일부 보조했었는데 이것이 완전히 지역의 권한으로 넘어가면서 문화 시설 조성이나 운영을 지자체가 온전히 알아서 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그 속에서 중앙정부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색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4년 문체부 분야별 예산 편성 현황 -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재은(JNC) :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대중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유능한 노동자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었어요. 우리가 실제로 학창시절에 경험했듯이 음악, 미술과 같은 예능 분야는 주요 교과목에 해당하지 않아요. 이러한 교육 방식이 예술은 부가적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해요. 흔히들 예술이 삶에 실용적이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문화예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도 적어서 기자들이 직접 취재를 하거나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는 거죠. 이외에도 비영리적인 문화예술 단체는 재정적으로 취약해서 비용을 들여 광고하기 힘든 상황이에요. 직접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쉽지 않고요. 문화예술계는 프리랜서나 비정규직 예술가 개인이 많기 때문에 홍보담당자가 따로 존재하지도 않고 기자들과 시간을 들여 친맥을 쌓기도 어려운 구조예요.
예원(Dear.A) :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가 과학기술을 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기조가 있다 보니, 언론미디어에서도 문화예술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문학, 미술, 음악 등에 관한 오피니언이나 비판적 기사보다는 단순한 정보제공성 기사가 팽배한 것이 때로는 아쉽기도 해요.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차원의 예산과 지원이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보도거리의 감소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서울여성공예센터는 거의 강제로 폐관되었고, 지역 박물관 관련 예산, 버스킹 관련 예산도 대폭 감소하였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에게 친근하게 보도할만한 소재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봐요.
나전칠기박물관 예산은 삭감 뉴스 캡처 화면 - 출처 : KBS NEWS 광주전남 유튜브 채널
수영(Dear.A) : 이번 학기에 언론 관련 강의를 하나 듣고 있는데, 연구 결과로 언급된 것 중에 ‘뉴스 소비를 통해 추구하는 충족의 종류'에서 먼저 제시된 게 ‘대인관계 유지의 유용성 및 공적 기능으로서의 환경 감시’였어요. 뉴스는 말 그대로 새로운 소식, 대중이 유용하고 흥미롭게 느낄 만한 소식을 우선으로 제공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앞서 언급했듯 정치, 경제, 사건 및 사고들이 우선 순위가 되어서 이에 관심 없는 이들은 뉴스를 회피하는 경향이 높아지죠. 심지어 알고리즘 때문에 뉴스에 선택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까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의 비중이 낮아지는 건 불가피한 구조인 것 같아요.
은서(JNC) : 아무래도 언론은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니즈에 맞는 기사를 쓰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대중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낮은 거죠. 앞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삶과 직결되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문화예술은 삶이나 생존보다는 일종의 ‘여가’라고 생각돼요. 그러니 사람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고, 언론의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났다고 볼 수 있죠. 사람들이 따로 시간을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일종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연예계 이슈라고 생각해요. 시간이나 비용의 투자 없이 가십거리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책임 없는 쾌락, 그런 것 아닐까요?
문화예술의 중요성
해원(Dear.A) : 현대과학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의 많은 영역이 기술과 과학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Chat GPT와 같은 인공지능의 능력치가 올라가면서 인간만의 고유성에 대한 회의감을 표한 사람들도 많았고요. 인간이 창작하고, 인간이 향유하는 문화와 예술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줄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자아 확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채원(JNC) :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아방가르드적인 특성을 가진 예술의 발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NTF, 아트테크 분야의 경제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고요. 영국의 게이츠헤드처럼 문화예술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됨으로써 최근 논란이 되는 지방소멸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예술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윤(JNC) : 저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정해서 전시회를 보러가곤 해요. 그날은 전시회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작품을 앞에 두고 생각하고 온답니다. 작품을 보고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작가의 마음이나 상황을 상상해 보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제 감정과 경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꾸준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챙기는 것이 어려운 요즘, 문화예술과 함께할 때만큼은 자신의 경험과 작품 속에서 연결고리를 느끼고 예술에 몰두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았으면 좋겠어요. 현대인에게 성찰의 수단으로서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문화예술은 그 자체로서 중요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지은(Dear.A & JNC) : 문화예술은 삶의 질과 행복 지수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대체로 문화예술 향유는 지역주민 삶의 질에 양(+)의 영향을 미쳐요. 실제로 예술은 감각적 쾌감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도 감동을 주잖아요. 전시 감상 등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껴본 사람으로서 예술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논문 가설 지지여부 - 출처 : 배인경. (2018). 문화예술이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 서울시 5대 권역을 중심으로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44.
은서(JNC) : 문화예술은 사람이 살아가는 양상 그 자체예요. 예로부터 문화예술은 시대상을 대표했고, 결국 문화예술은 역사로 남겨져 왔어요. 문화예술을 통해서 과거를 볼 수 있고, 현재를 볼 수 있으며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교양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와 인생 설계에까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겠어요.
예원(Dear.A) : 문화예술은 곧 사람의 이야기이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인만큼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에요. 이러한 점에서 문화예술은 사라질 수 없으며 우리의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죠. 또한, 문화예술은 때때로 사회의 결속과 정서를 만드는 데 크게 관여해요. 일제강점기 시절의 저항문학은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했고, 서로 연대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어요. 현대의 경우 야구장 응원가, 대학의 응원가도 예시로 들 수 있죠. 시대의 정서와 사회의 결속은 때때로 첨단 과학 기술이 아니라 문화예술로부터 기인해요. 이런 면에서 예술은 현실을 담고 현실은 예술을 닮는 듯해요.
수영(Dear.A) : 동의해요. 앞의 논의에서 교육을 언급해 주신 걸로 기억하는데, 특히 문화예술 교육은 학습자 개인에게 정서적 풍요로움과 내적 성장을 가져다 준다고 하더라고요. 일제 강점기 때의 시 같은 것을 문학 시간에 배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살짝 다른 시각으로 봤어요. 오히려 문화예술이 일상과 너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매일 음악을 듣거나 주말에 영화 한 편 보러 가는 걸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간과된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라보는 문화예술의 분야를 넓히면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문화예술을 통해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효과지표 - 출처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교육R&D팀)
재은(JNC) : 문화예술이 쉽게 등한시되는 이유는 가치를 수치화할 수 없고, 딱 떨어지는 무언가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답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화예술의 매력이자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실의 문제를 문제로 삼을 수 있게 돼요. 현실 속에 있으면 현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지만 어떠한 창작물을 통해 현실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실상을 직시할 수 있게 되고 변화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돼요. 이러한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정치/사회적 자유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의 자유가 곧 역사 발전의 과정 혹은 그 시작이 될 수 있어요.
또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은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에요. 소외된 자나 비주류의 이야기를 가시화할 수 있다는 거죠. 그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게 하는 데에 큰 가치가 있어요. 이는 좋은 언론미디어의 역할과도 통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민지(Dear.A) : 문화예술은 가장 효과적으로 즐거움과 유익한 정보를 주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예술 작품만 보아도 현실을 벗어나서 재미를 얻죠. 이는 건강한 삶과 직결되니, 그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면은 건조하기보다 재미있는 내용을 전하기에, 언론에서 쉼터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언론미디어에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수영(Dear.A) : 문화예술이 지금은 한정적으로 다뤄지고 있지만, 동시에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담을 수 있는 매체가 언론미디어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어떤 영화를 보고 SNS에 감상을 남겨도 그걸 보는 건 이미 그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우연히 글을 발견한 사람일 텐데, 언론미디어라는 측면에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신뢰도가 있으니까요. 언론의 역할을 수행해서 많은 이들에게 문화예술을 알리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을 친근하게, 또 심도 깊게 다룰 필요가 있죠. 혹은 저희 Dear.A에서 청년 예술가들을 다루는 것과 같이 새롭고 낯선 문화예술을 발굴하거나,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도 주목해야 지금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윤(JNC) : 언론미디어 속 문화예술은 친근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해요. 실제로 저는 문화예술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고, 매일 아침 문화예술 기사를 읽고 있는데 경험해 본 적 없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됨으로써 한층 더 넓어진 시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 뿌듯해요. 사람들이 아침에 연예 가십으로 지하철을 타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 기사를 보며 일상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문화예술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고 타인의 경험을 가깝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어요. 하지만 예술은 심각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 때문에 넓고 가볍게 향유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우리와 가깝고 또 가볍게 하지만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마치 영양제처럼 챙겨먹을 수 있는 문화 예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은서(JNC) : 언론에서 문화예술을 친근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에 저도 동의해요.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죠. 아무래도 문화예술 자체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 이미지를 언론이 깨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 누구든, 언제든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렸으면 좋겠어요.
예원(Dear.A) : 단순히 누가 어디에서 몇 등을 했고, 어디에서 뭐가 열린다더라 하는 식의 정보제공성 글보다는 대중을 사유하게 하는 기사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저는 문화예술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사람을 사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문화예술은 평소에는 잘 고려해보지 못하는 내용을 작품으로 가시화하고,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죠. 따라서 인디 업계처럼 소수자의 목소리를 크게 내비칠 줄 알고, 정책적인 비판점도 제시할 수 있는 언론이 우리 사회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채원(JNC) : 언론미디어, 대중이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어요. 예술은 숭고하고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을 일상으로 가져오고 단순히 심미적 특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사회에 기여하는 여러 가치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지(Dear.A) : 문화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기자가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하면서 새로운 시선과 정보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 현상을 예리하게 풀어내는 역량을 갖춘 기고자들을 모아 그들의 목소리와 관점을 반영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기고자는 물론 독자도 다양한 문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대중 문화와 여행,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주제도 좋지만, 문화 현상이나 예술적 용어와 같은 주제를 탐구해서 심도 있게 비평하는 내용도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은(Dear.A & JNC) : 앞서 언급했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언론미디어가 문화 분야 기자들에게 전문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뉴욕타임스’와 같은 선진국 대표 미디어를 보면, 문화 섹션을 특화해 양질의 비평 콘텐츠를 생산 및 전달하는 데 많은 자원을 할애하고 있거든요. 2023년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과 문화예술행사 참여율 모두 전년에 비해 증가했어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점점 늘어나는 만큼, 문화예술을 다른 분야만큼 깊고 넓게 다루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2023 국민화예술활동조사(문화예술행사 참여율) -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해원(Dear.A) : 가장 먼저 언론 미디어에서 다루는 문화예술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은님이 이전에 말씀하셨던 악순환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사의 양이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기사의 양이 많아지면 독자의 수가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이고, 독자가 늘어난다면 기사에 대한 피드백이 활발해져 언론에서 문화 예술을 다룰 때 깊이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야 이후에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질의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은(JNC) : 문화예술과 대중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공의 장을 마련해주고, 문화예술계의 어려운 점을 적극적으로 발화해주는 식으로 언론미디어가 문화예술의 부흥에 이바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기자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해 보여요. 정치/경제 분야와는 달리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거대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함께 즐길 가치가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문화적 예술행위가 중요해요. 상업주의적으로 행사의 규모나 영향력에 주목하기보다 비주류의 삶과 맞닿아 있는 뜻깊은 행사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문화예술의 가치와 의의가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러한 기사가 많아진다면 앞서 저희가 논의한 조명받지 못하는 문화예술에 대한 편견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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