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A & AtoZ] 향도 예술인가?



예술의 시선으로 향을 바라보다


감각을 열어주는 향에게 깃든

특별한 힘을 아시나요?


w. 홍지민





#시작

1. 안녕하세요 Dear.A 매거진 스페셜 콘텐츠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향수펀딩 및 창업동아리 AtoZ입니다. 향수를 좋아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향수의 디자인부터 기획 및 마케팅, 조향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험하면서 매 기수마다 향수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향수와 예술

1. 향수의 향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에디터와 조향사의 생각을 얘기해주세요.


홍지민(에디터): 향을 제작하는 것도 일종의 창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향 또한 법을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인의 아이덴티티가 중요한 현대사회에서 향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독창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향에 대한 저작권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유진(조향사): 현재 저작권법이 향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낍니다. 향수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입니다. 하나의 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수반됩니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 만들어내는 향은 하나의 작품과도 같습니다. 향이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지 않는 것은 마치 작곡가의 음악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향사가 정성을 다해 만든 독창적인 향이 복제되거나 모방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승리(에디터): 현실적으로 향이 저작권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작권법으로 향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자연고유의 향도 존재하기 때문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는 향의 기준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음악에 표절의 기준이 존재하듯 향도 표절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생각해보면, 예술에서 표현은 자유롭지만, 개인에게 소유를 부여하기 시작한다면 무엇이 누구의 것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죠. 그렇지만 저는 그래서 예술이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그런 지점에서 향도 굉장히 흥미로운 예술이지만, 그렇기에 저작권을 부여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작권법을 마련하려면 다양한 예술가들의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2. 향수에 저작권이 생긴다면 앞으로 향수 업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 같나요?


홍지민(에디터): 향수 업계가 더욱 더 큰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법적인 울타리가 생긴다면 조향사는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독창성을 발휘하고자 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좋은 향수의 제작으로 연결되어 산업의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유진(조향사): 우선 모방 제품이 줄어들 것입니다. 현재는 인기 있는 향수를 모방한 유사 제품들이 많이 나오지만, 저작권이 도입되면 이런 복제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생깁니다. 또한 창작의 보호와 인정이 강화될 것입니다. 조향사가 만든 독창적인 향이 법적으로 보호받는다면,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향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업계 전반의 창작 활동을 촉진하고, 조향사들이 노력한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정승리(에디터): 그렇다면, 저작권이 생겼을 때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장진우(조향사): 현재 나오고 있는 카피 상품들은 비슷한 향은 나는데 완전 같은 향까지는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에서 만든 장미 향수에 장미가 10g 들어갔을 때, 카피 브랜드에서 우리는 10.1g 들어갔다고 주장한다면 이 두 개는 저작권 상으로는 다른 향수가 되어버립니다. 저작권이 등록되는 것은 레시피가 등록이 되는 것이기에 기존 레시피를 조금만 바꿔 더 비슷한 카피 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걱정이 되네요.




3. 향수도 예술로 볼 수 있나요?


홍가영(조향사): 저는 인간이 기술과 상상력을 사용하여 아름답거나 의미 있는 것 또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창조하는 행위를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향사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향으로 표현해내는 향수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실 모든 향수를 예술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조향사가 직접 컨셉을 잡고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향수를 창조해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나와있는 향을 카피하여 만드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는 사실 예술로 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재(에디터): 예술은 특정한 영역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향수는 추상적인 생각과 감정을 감각으로 구체화시키고 향을 맡는 순간 시각화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조향사의 창작물이자 예술의 일종이라 생각합니다.


장진우(조향사): 향수는 예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적인 예술로 음악과 미술이 있는데 음악과 미술도 청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향수도 우리 오감 중 후각을 자극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정우(조향사): 저는 현시대에 향수가 상품과 예술의 중간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 상품과 예술의 차이는 ‘메세지가 담겨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과거에는 향수가 상품의 역할만 하였다면, 지금은 향에도 가치와 메세지를 담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후각도 감각의 영역이기 때문에 향수에 대한 인식도 점차 넓어지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향수를 분석할만한 이론이 없고 향을 감상하는 방법들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향에도 미술처럼 ‘낭만주의’, ‘인상주의’ 등 해석될만한 이론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그때 대중들이 향수를 예술로 인정해줄 것 같습니다.


김민재(에디터): 저도 향수를 분석하고 감상하는 방법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정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보다 개인의 취향, 시간, 공간을 중요시하다 보니 향수에 관심을 쏟고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향수 하나만 파는 게 아니라 SNS 계정을 통해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시향키트와 글을 적은 엽서를 함께 주는 브랜드도 있더라고요.



(출처 : 콜린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collinslife.co/brandstory)


이런 현상도 상품에서 예술로 가는 과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4. 조향에도 산업분야와 예술분야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구분할 수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강은채(에디터): 어렵긴 하지만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술과 디자인도 ‘창조적 행위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기획 의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적으로 어떤 대상을 만족시키기 위해 또는 어떤 산업군의 이미지를 위해 제작되는 것이라면 산업 분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조향사의 영감으로 시작하여 독창성과 실험성을 가지고 조향한다면 예술 분야에 가깝지 않을까요?


정승리(에디터): 조향사의 의도와 생각을 전부 알 수는 없지만, 실험적인 향을 시도하는 조향사들을 보면 그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느껴요.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한 조향만 존재했다면 현재 세상에 나온 향들이 대부분 비슷했겠지만, 저는 매년 새로운 향들을 만나거든요. 그건 다양한 조향사들이 매년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예술적 조향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산업 분야와 예술 분야를 명확히 나누어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느끼는 예술적 조향들은 분명 존재해요.


홍지민(에디터): 영화로 예시를 들고 싶은데요. 영화도 구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중의 흥행을 노리고 제작된 ‘상업영화’와 감독의 작품세계를 시장에서의 흥패에 구애받지 않고 표출해 낸 ‘예술영화’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조향도 조향사의 의도에 따라서 분야가 구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유진(조향사): 개인적으로 저는 식품이나 화장품의 향을 조향하는 것은 산업 분야에 속하고, 향수나 룸스프레이와 같이 온전히 향을 위해 존재하는 제품의 조향은 예술 분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업 분야에서의 조향은 주로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고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제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식품이나 화장품의 향은 해당 제품의 특정 속성을 부각시키거나 소비자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설계됩니다. 이러한 경우 향은 제품의 일부분이므로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됩니다. 예술 분야에서의 조향은 주로 향수나 룸스프레이 등의 제품을 위해 고유하고 독창적인 향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합니다. 이 경우에는 조향사가 자신의 감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향을 조합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향이 제품의 핵심이 되며, 조향사의 예술적인 표현과 철학이 반영됩니다. 예술 분야에서의 조향은 단순히 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조향사의 개성과 감정을 담아내는 창작 활동입니다. 따라서, 조향의 목적과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산업과 예술 분야가 구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분야는 주로 기능성과 상업성을 중시하는 반면, 예술분야는 창의성과 감성 표현을 중시합니다.


이정우(조향사): 저도 민재님처럼 확실히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준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향을 만들 때 어떠한 가치나 메세지를 담지 않고 좋기만 한 향을 만든다면, 산업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향을 만들기 전, 주제를 설정한 뒤, 그걸 향으로 표현했다면 그건 예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가지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소수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소통 창구라고 생각합니다. 꼭 진지한 주제를 포함하는 것이 아닌 예를 들어, '귀여운 게 좋아'라는 내용이라도 그걸 표현하려고 한다면 그때부턴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 조향사

1. 향수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인가요?


장진우(조향사): 컨셉과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향수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타는 장미를 주제로 해서 처음 향수를 만들었는데, 장미도 다양한 종류가 있잖아요? 장미의 종류와 불의 세기들을 고민 해보면서 컨셉과 얼마나 일치하게 조향했는지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정승리(에디터): 그럼 향을 제작할 때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실제 그 컨셉과의 유사성을 고려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연상되는 정도를 고려하시는 건가요?


장진우(조향사): 컨셉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다른데 아까 제가 말씀드린 향 같은 경우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향이 다 향료가 있어서 그거를 어떻게 조합할 지 고민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새벽 공기향’ 아니면’차가운 겨울 공기향’ 이런 것은 향료로 나타낼 수가 없거든요. 이미지에 딱 맞는 향료가 없어서 그런 느낌을 표현을 할 때는 ‘이 향료가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새벽 공기 향’, ’차가운 겨울 공기 향’은 도대체 어떤 향일까?’ 고민을 하면서 사람들이 맡았을 때 &lsquo=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할 정도까지 조향하는 것 같습니다.



2. 조향사는 무엇을 얻기 위해 향을 제작하나요?


조유진(조향사): 저는 만족과 행복을 얻습니다. 제가 만든 향이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저에겐 큰 보람입니다. 제가 향을 통해 기쁨을 얻은 것처럼, 제가 만든 향수가 타인의 행복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조향을 텍했습니다. 조향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그들의 일상에 작은 행복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큰 의미와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정우(조향사): 최근에 '자각몽'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하면서 이 질문과 관련된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저는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조향 자체가 재미있고 이를 통해 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서 향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장진우(조향사): 예술가들이 작업을 할 때,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풀어낸다고 하잖아요. 저도 개인적으로 작업을 할 때 제가 일상에서 겪었던 것 중에 강렬했던 경험이나 요즘 관심사 같은 것들을 향수에 녹여서 표현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3. 조향할 때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나요?


조유진(조향사): 주로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처음 조향했던 향수 '564'는 '앤드오어(Andor)라는 밴드의 음악 '564'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떠올리던 이미지를 향수로 구현하는 과정이 저에게 큰 즐거움을 줬어요. 음악은 창의성을 자극하고, 영감을 주어 제 작품에 더 많은 의미와 감정을 불어넣게 도와줍니다.




(출처 : ANDOR 공식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band_andor/)


홍가영(조향사): 영감은 어디서든 얻을 수 있어요. 노래, 동화, 여행지, 지나가는 풍경까지 모든 것이 다 영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향사가 조향을 할 당시 어디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영감을 얻는 곳이 다르겠죠. 저 같은 경우는 현재 동화를 주제로 한 향수를 제작하고 있어서 동화 속 이미지나 스토리를 보고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장진우(조향사): 아무래도 일상에서 영감을 가장 많이 얻습니다. 그 중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사랑 이야기다 보니까 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것 같습니다.

정승리(에디터): 그러면 지금껏 제작하신 향들 중에서 사랑에 관련된 향이 있다면, 어떤 사랑을 담으셨는지도 좀 궁금합니다.


장진우(조향사): 제가 두 번째로 만든 향이 사랑과 관련된 향이었습니다. 은방울 꽃이라고 하는 여리여리한 향이 나는 꽃이 있거든요. 그 꽃을 메인으로 해서 백도 복숭아의 향과 풀 향, 포근한 머스크나 섬유 유연제 같은 향을 넣어서 전반적으로 하얗고 순수하고 청초한 그런 분위기를 내는 향수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 향수는 당시 전 애인을 떠올리면서 제작했습니다.



4. 조향사는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향으로 연결시키나요?


조유진(조향사):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하나의 이미지로 상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을 만들어갑니다. 먼저, 내가 상상한 이미지 중 메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메인이 될 요소를 결정하면, 향의 메인 향조도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메인 향조를 정한 후에는 그 위에 다른 향을 하나씩 쌓아가며 전체적인 향을 완성해 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처음에 상상한 이미지와 일치하는 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홍가영(조향사): 조향사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상상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레몬 나무를 표현하고 싶을 때, 레몬 나무가 가득한 곳에 내가 서 있다면 어떤 향이 느껴질까 상상합니다. 그럼, 우선 레몬향이 느껴질 거고 그리고 초록 나무향과 바닥의 흙 향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런 식으로 하나씩 연상하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향으로 연결합니다.

 


5. 향을 구체화시킬 때 생각대로 되지 않아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조유진(조향사):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함께 향을 만드는 팀원이 있다면, 팀원과 함께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향에 대해 천천히 되짚어보는 시간을 보냅니다. 팀이 없을 때는, 혼자 계속 같은 향을 제작하다 보니 감각이 무뎌질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현재 향이 어떤지 물어보고, 내가 만들고자 한 향과 어떻게 다른지 체크해봅니다. 또, 혼자서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노트에 질문 형태로 문제점을 써보고, 어떤 것이 원인인지 혼잣말과 간단한 메모를 통해 찾아 나갑니다. 이번 향수를 만들 때는 팀원도 있었고, 조향에 대해 저보다 경험이 많은 지인들도 있어서 그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원하는 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장진우(조향사):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실패했을 때에는, 다른 조향사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내가 이러한 향을 만들 건데 ‘이거 어때? 어떨 것 같아? 여기서 뭘 더 추가하거나 빼야 될 것 같아?’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도 합니다. 아니면 조향사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 컨셉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시향해주며 이런 향에서 어떤 느낌이 나는 것 같은지 물어보는 등 주변에 조언을 구합니다.




6. 조향사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매체나 콘텐츠가 있나요?


장진우(조향사): 우선은 조향 학원이 있어요. 조향 학원에 계신 선생님께서 업계에 오래 계신 분이다 보니까 그 분을 통해서 먼저 듣고, 그분의 지인을 통해서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대중 매체라고 한다면 대학생의 경우에는 제가 했던,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동아리 에 조향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마추어 조향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해외 사이트 같은 경우에는 ‘fragrantica.com’ 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조향사가 직접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향을 맡은 사람들이 리뷰 형식으로 글을 올립니다. 사이트가 영어로 되어 있긴 한데 조향사가 어떤 향을 만들었고 그 향이 어떤 걸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다 이런 기사들도 많이 올라옵니다.


https://www.fragrantica.com/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페에 ‘향수 사랑’이라고 하는 카페가 있는데 그 카페가 조향사 카페는 아니지만 향수 관련 커뮤니티 중에서는 제일 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정우(조향사): 조향업계가 폐쇄적이라 조향사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매체나 콘텐츠가 많이 없습니다. 그나마 성수동에 위치한 '조향사의 집’에 방문하시면 저보다 더 오랜 기간 조향을 하신 '김활' 조향사님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7. ‘향’은 당시의 사람이나 공간 등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사진첩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향사가 생각하는 ‘향’의 힘은 무엇인가요?


장진우(조향사): 향수는 나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여리여리하신 이미지의 여성분께서 가죽 향이 나는 묵직한 향수를 뿌려 믹스매치를 하거나, 내가 되고 싶은 이미지의 사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혹은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을 하는 그런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조유진(조향사): 향은 기억을 불러오기 좋은 매개체입니다. 마치 마법처럼 어떤 순간의 ‘나’, ‘너’, 또는 특정한 공간으로 데려가주는 힘이 있습니다. 특정한 향이 우리를 특별한 순간으로 다시 되돌리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향은 감정과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의 마음을 자극하고 향수의 힘이 우리를 안정시키거나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향은 우리의 기억, 감정, 그리고 삶의 다양한 순간을 담아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가영(조향사): 말씀하신 것처럼 사친첩 같은 역할이 가장 크죠. 그 외에도 어떤 사람의 첫인상과 호감도를 결정하기도 하고 아로마 테라피 같이 향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등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향의 힘은 다양하고 강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8. 조향사의 관점에서 ‘좋은 향’ 이란 무엇인가요?

이정우(조향사): 후각은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자신이 맡았을 때 좋으면 좋은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리고 앞으로 작업할 모든 향수들은 당연히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그 향을 좋아한다면 그 향은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좋은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유진(조향사): ‘좋은 향’을 정형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향은 각자의 미감과 기억에 근거하여 다르게 인식됩니다. 따라서 특정한 향이 모든 사람들에게 좋거나 나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좋은 향은 개인의 취향과 감성에 맞는 향을 말하는데요. 이는 노래나 그림과 마찬가지로, 개인마다 서로 다른 인상과 감정을 일으키기 때문에 정형화할 수 없습니다. 조향사의 관점에서 모든 향은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향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조향사 -> 에디터

1. 향수를 고를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김민재(에디터): 저는 향수 브랜드를 먼저 고르고 그 중 저의 취향인 향을 고르는 편입니다.

향수에 관심을 가지게 될 당시 평소에 잘 뿌리던 향수를 가지고 다른 브랜드에 가서 ‘이 향과비슷한 느낌의 향수를 찾고 싶다.’ 했는데 이건 그 브랜드 특유의 느낌이라 여기선 찾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후 향은 브랜드의 독창성과 특정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강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 안에서 제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어서 여러 향수들을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강은채(에디터): 우선 취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계절감을 고려하여 구매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주로 산뜻하고 청량감 있는 향을 좋아하는 편이라 아쿠아, 솝, 민트 등의 향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가을, 겨울이 다가오면 쓰기 좀 가벼운 향이라고 느껴져서 좀 더 포근한 느낌의 향수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여름에는 꼭 비누 계열의 향수를 레이어링 하는 방식으로 착향하는 것 같습니다.



2. 내가 맡았을 때 좋은 향 vs 호불호 없는 것으로 유명한 향

정승리(에디터): 저는 제 향을 소비할 때는 제가 맡았을 때 좋은 걸 사고, 선물할 때는 최대한 직원분한테 가장 유명하고 가장 부담 없이 뿌릴 수 있는 향을 여쭤봐서 구매를 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사용자가 본인이냐 타인이냐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김민재(에디터): 호불호 없는 향보단 제가 맡았을 때 좋은 향이 좋습니다. 향수는 좋은 향을 풍기기 위해 뿌리기도 하지만 전 하루의 시작점이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비가 오는 날, 전시를 보러가는 날이라던지 오늘의 착장에 어울리는 향수를 뿌리면 그 날 하루가 잘 흘러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일종의 자기만족이고 향수를 뿌렸을 때 상대가 알아봐주고 같이 좋아해준다면 더 뿌듯할 것 같습니다.



3. 향을 맡을 때, 향수의 영감이 되었던 이미지나 스토리를 찾아보는 편인가요?

강은채(에디터): 네. 저는 찾아보는 편입니다. 향수는 사실 이미지 메이킹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또 ‘추구미’라는 키워드를 많이 쓰기도 하는데, 결국 ‘추구미’라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향수의 이미지, 스토리 등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찾아보면, 조금 더 추구미에 어울리는 향수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향수를 후각 하나로만 경험했다면, 이미지나 스토리 등을 봤을 때 해당 제품에 대한 경험이 확대되어서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더불어 향수를 직접 시향해보지 않아도 이미지를 통해 그려지는 게 있으면 더 관심이 가기도 합니다.


정승리(에디터): 간혹 한 번씩 찾아보기도 하는 것 같은데 향이 1차원적인 향이 있고 그렇지 않은 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맡아보면 자스민이나 오렌지 향 등 메인 향을 하나만 사용한 향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보다 뭔가 맡았는데 오묘하고 여러 향이 맡아질 때 한 번씩 검색을 해서 조향사의 의도를 보는 것 같긴 해요.



4. 좋아하는 향과 그와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강은채(에디터): 20살 여름, 두 달 정도 지방에 내려가서 ‘로컬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코로나를 겪고 있었기에, 대학 입학 후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 그 때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을 만나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야외에서 촬영하는 일이 많았는데, 톤이 쨍한 비누 향을 뿌렸을 때 팀원분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다 쓰고 나서도 재구매 해서 두 통 정도 썼는데, 가끔 그 향을 맡으면 20살 여름이 생생하게 생각나서 괜히 아련하더라고요.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시간이 이만큼 흘렀구나 느껴져서, 저에게는 ‘여름이었다...’를 추억하게 하는 향수입니다.


김민재(에디터): ‘엘리자베스 아덴’의 ‘그린티’를 좋아합니다. 어머니께서 무겁고 달달한 향 보단 자연적인 풀향, 우디한 향을 좋아하셔서 그 영향으로 저도 그런 향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쓰시는 바디크림, 향수를 몰래 쓰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엘리자베스아덴의 그린티 바디크림이었습니다. 그 향을 다시 맡을 때마다 포근하고 따뜻했던 유년시절, 어머니가 떠올라서 제 추억의 향이 되었습니다.





정승리(에디터):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하는 향은 러쉬의 트와일라잇 혹은 슬리피 향 제품이에요. 제가 20대 초반 때 수능이 끝난 후 처음으로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보호자 없이 간 적이 있어요. 그 때 제 마인드도 많이 전환이 되었는데, 그 게스트하우스에 비치돼 있던향이 트와일라잇이었어요. 이후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서도 뭔가 제가 ‘나 답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거나 아니면 뭔가 ‘자신감이 결여돼 있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 향을 좀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장진우(조향사): 그렇게 향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제주도 바닷가 같은 추상적인 향은 사실 이제 어디서 맡거나 물어볼 수가 없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기억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승리(에디터): 그런 경우에는 향을 소유할 수 없으니까 그 공간에 다시 갔던 것 같아요. 매 년마다 다시 찾고 있거든요. 그 외에도 제주도 바다가 아닌 다른 바다를 갔을 때도 짠 바닷바람 향 같은 게 느껴지면 그때의 제 상태, 감정, 생각들이 많이 떠올라요. 저는 사실 향을 이름으로 기억하지 않고 향으로  기억을 합니다. 제가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눴는데 그 대화가 저에게 되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이 들면 그분이 쓰시는 향을 같이 기억하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길거리에서 그 향을 맡았을 때 그분과의 대화와 관련해서 생각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 저도 어떤 향수인지 몰라서 길거리에서 3~4개월에 한 번씩 맡는 것 같거든요. 그러면 진짜 갑자기 이렇게 추억이 팍 스쳐 지나가는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또 그런 향은 저는 막 제가 소유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대로 두는 게 저에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안 찾아보거나 안 물어보는 것도 좀 있어요. 그러면 제가 나중에 그걸 제 자신한테 뿌리면은 그 추억이 좀 덮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마무리

1. 앞으로 어떤 향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인지 알려주세요.

조유진(조향사): 앞으로 공간의 향을 디자인해보고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넬'이라는 밴드가 공연할 때 항상 향을 활용해서 공연의 즐거움과 감동을 배로 만들어주는 것을 보며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는 팬으로서 이러한 공연에서 향과 음악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덕분에 큰 행복을 느껴왔습니다. 이제는 팬의 입장이 아니라 조향사의 입장에서 공연 기획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넬의 콘서트 공연)


장진우(조향사): 저는 사실 조향을 시작을 했다가 최근에는 다시 전공으로 돌아와서 조향에 관심이 예전보다 덜해졌어요, 다음 기수에서 제 친구가 하는 밴드의 시그니처 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 마지막 조향 목표입니다.


이정우(조향사): 앞으로 "이걸 어떻게 향으로 표현한다는 거야"라는 주제들로 향수를 만들고 싶습니다. ‘고흐가 우울증이 없었다면’, ‘일그러진’, ‘뱀파이어로 산다는 것’처럼 향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상상하기 힘들지만, 향을 맡았을 때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를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아트퍼퓸”이라는 낯선 분야를 개척하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다양한 예술 분야와의 협업이나 향수 전시 등 기존의 브랜드에서 보이는 모습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모두의 후각을 만족시키지는 못해도, 그 분야의 팬이 향을 맡았을 때 좋아하고, 납득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고흐가 우울증이 없었다면’ 향수의 시각화 작업)


홍가영(조향사): 저는 한국적인 것을 좋아해요. 한옥, 한복 이런 것들이요. 그래서 한국 고유의 향을 만들어 보고싶다는 꿈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 한옥에서의 향’, 혹은 ‘조선시대 여인들의 향낭에서 나는 향’ 같은거요. 언젠가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한국의 향을 세계로 널리 알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2. 이번 기수에서 만든 향수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조유진(조향사): 저희 3기 프로젝트의 주제는 동화이며, 저희 팀은 ‘피노키오와 그의 성장’을 모티브로 향수를 제작했습니다. 이 향수는 말썽꾸러기 피노키오가 제페토의 사랑으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탑노트’에는 비터레몬, 베르가못, 핑크페퍼를 사용하여 피노키오의 자유로움과 통통 튀는 성격을 표현했습니다. ‘하트노트’에는 라벤더와 로즈마리를 메인으로 하여, 피노키오를 향한 제페토의 사랑과 지지를 담아 향을 사용하는 분들이 편안함과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베이스노트’에는 시더우드, 샌달우드, 패츌리, 베티버를 사용하여 피노키오의 ‘나다움’을 담았고, ISO-E-Super를 첨가하여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향을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장진우(조향사): 저희 팀에서 만든 향은 피터팬에 나오는 네버랜드로 가는 여정을 담은 향수입니다. 현실에서 경쟁에 치이며 많이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잠시 내려놓고 꿈이 가득한 네버랜드로 가는 상상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저기로 갈 때는 마법같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밤에 보랏빛 구름과 달콤한 밤 하늘을 날아 포근한 숲 속에 도착하는 듯한 느낌을 가진 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밤을 표현하는 자스민과 일랑일랑을 넣었고,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무화과와 시트러스를 추가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네버랜드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을 포근한 머스크 향과 통카빈이라고 하는 달달한 향으로 표현했습니다.




홍가영(조향사): 여러 동화들 중에서 저희는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인물 양철나무꾼을 모티브로 한 향수를 제작했습니다. 저희 향수 ‘Trotzdem Lieben’은 심장이 없는 차가운 양철나무꾼도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아, 양철 심장 속 가득 핀 장미 향을 표현했습니다. 처음에는 스페어민트와 유게놀이 시원하게 양철 특유의 메탈릭한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시원한 느낌이 지나면 양철나무꾼의 심장 속 풍부한 생화 장미향이 퍼지다가 시간이 지나 베이스 부분으로 갈수록 부드러운 머스크향이 올라와서 양철나무꾼의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차가운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잃지 않고 여전히 사랑을 하고 있는 현대의 양철나무꾼들에게, 우리가 어떤 모양이든지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향기롭고 아름답다는 의미를 담아 이 향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마무리하며

향수를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하지만 향은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향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된 지금, “향수는 상품이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향을 감상한다면 새로운 감각의 확장과 더 넓어진 시야를 경험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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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정우(@subdue_rain), 정승리(@eternalri), 강은채(@by.eunchae), 김민재(zzaqe_), 홍지민(@lamerdavril)

designer. 강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