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Dance 최현지


INTRO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한 점을 향해 나아갈 때

헤맴은 불안정한 것이 아니라 무한한 창작의 여정이 된다.


무수한 도전 앞에서 내린 최선의 선택들을 돌아봤을 때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길.

서툴지만 아름다운 몸짓으로 이루어진 빛나는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길.

적어도 후회 없이 살다 간다고 말할 수 있길.


W. 김수은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로 인터뷰 시작해볼게요. 한 단어로 작가님을 표현하자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요?

    안녕하세요. 안무가 겸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24살 최현지라고 합니다. 국민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현재 석사 과정 중에 있습니다.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도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무용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해서 춤을 추며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부모님을 오래 설득한 끝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장르 중에서 현대 무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틀이 정해져 있지 않은 창작예술이라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이 길을 택할 때 한창 「댄싱 나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유명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현대 무용에 흥미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댄싱 나인」에서는 어떤 분이 가장 눈에 들어오셨나요? 또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최근에 방영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라는 프로그램도 혹시 보셨나요?

    「댄싱 나인」에서는 최수진 님을 좋아하고, 「스우파」에서는 아이키 님을 가장 좋아합니다.



「스우파」는 스트릿 장르의 댄서들이 많이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대 무용을 하시는 분으로서 「스우파」를 어떻게 보셨나요?

    결이 다른 장르이기는 하지만, 장르를 구분 지으며 보기보다는 저도 똑같은 시청자의 입장으로 재밌게 즐기면서 봤습니다.



@c_hyeonj_ee



‘무용수’ 하면 고된 연습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발, 또는 많은 부상으로 성치 않은 몸의 이미지가 떠올라요. 혹시 이와 비슷한 신체적 고충이 있나요?

    실제로 무용하는 분들은 다들 한 군데라도 조금씩 부상을 겪으세요. 저 또한 고등학교 때 입시를 준비하면서 무릎 부상이 크게 와서 무릎이 조금 안 좋아요, 허리도 조금 안 좋고 발목도 그렇고…. 어느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네요. (웃음)



말씀을 듣고 보니 부상 투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부상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현재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어요. 갑자기 다치니까 평소에 되던 움직임도 안되고, 조금만 움직여도 아파서 병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느라 학교에 다니는 게 힘들었어요. 지금은 ‘아, 또 아프네?'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무용을 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신체적 고통 이외에 처음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용을 처음 접했을 때는 한없이 어렵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에 비해 지금은 제가 하는 모든 게 창작이 될 수 있고, 또 하나의 무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 고민들도 인생의 한 부분처럼 느껴져요. 동료 같은 느낌? (웃음)



그렇다면 반대로 무용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점은 무엇인가요?

    마음가짐이요. 저는 무용을 하면서 한 번도 '대충하자' 같은 마음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할 거면 제대로 하자', '할 때는 제대로 하자'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7, 8년간 무용을 하면서도 한 번도 대충하려고 했던 적은 없어요.



연습하실 때, 또는 공연하실 때 안무가님만의 습관이 있으신가요?

    보통 무용수들이 몸을 풀 때 *bar나 기다란 막대 같은 걸 이용해서 기본기나 기술을 연습하거나 스트레칭을 주로 해요. 부상의 위험이 크다 보니 몸을 푸는 게 중요한데, 저는 앞서 언급한 것들에 더해서 즉흥적으로 계속 움직이는 것 같아요. 조금 어렵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 그냥 이어폰을 꽂고 온전히 제 몸에만 집중하다 보면 근육이 좀 더 잘 풀리고 몸이 릴랙스되는 것 같아요.

*bar: 기다란 막대 형태의 봉으로, 이를 이용해서 기본기를 가다듬고 스트레칭하여 몸을 푼다.



현대 무용하면 고요하고 차분한 이미지가 연상되다 보니 정적인 음악을 많이 사용하실 줄 알았는데, 안무가님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 중에 팝송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인상적이었어요. 팝송도 현대 무용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되나요?

    현대 무용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적인 음악만 쓰지는 않아요. 몸을 풀 때는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몸을 푸는 편이고, 팝송과 같은 대중음악도 작품에 종종 사용하는 편입니다. 음악의 장르에 갇히지 않고 여러 음악을 들으면서 반응하는 몸의 새로운 움직임들을 시도하곤 해요.





<Specific Phobia: 내면의 고통>이라는 작품의 주제가 무엇인지, 이 주제를 몸의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작품의 소재는 특정 공포증이에요. 특정 공포증은 어떤 상황이나 공간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건데, 흔히 아시는 고소공포증, 폐소공포증 등이 포함돼요. 저희 어머니께서 폐소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나 기차, 엘리베이터에서 힘들어하시는 걸 오랫동안 봐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흔하게 겪는 공포증이라고 해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작품의 주제로 다루게 됐어요. 제 첫 개인 안무여서 그런지 제가 잘 아는, 가족과 연관된 주제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작품을 보며 스토리, 음악, 동작 하나하나가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창작 과정에서 여러 요소 중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무용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제가 설정한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싶은지가 공유되어야 작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음악도 너무나 중요하고요. 음악을 염두에 둬야 움직임과 음악의 합이 잘 맞고 관객분들께도 더 크게 와닿을 수 있어서, 음악 선곡도 일찍이 하는 편이에요.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 음악이 대중적인 편이었다면,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가사가 없고 비교적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들이었어요. 그런 음악들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현대 무용에서 자주 사용되는 음악들을 만드시는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찾아 꾸준히 듣고, 스페이스 클라우드와 같은 플랫폼에서도 많이 찾아보는 것 같아요.





<Personal space>라는 작품은 무엇을 염두에 두고 만드셨나요?

    타인이 접근하지 않았으면 하는 공간, 본인이 편안함을 가질 수 있는 공간, 그런 개인의 공간을 이야기하는 것이 <Personal Space>예요. 이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떠오른 수단이 대중교통이었어요. 저희가 버스나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의 바로 옆에 앉기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앉잖아요. 이러한 현실 속의 장면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와 마임처럼 표현했어요.



첫 곡이 끝나고 관객을 향해 층층이 쌓아나가는 얼굴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작품을 짤 때 사적인 거리, 공적인 거리를 설정하고 장면들을 나눠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space들을 섞으면서 움직이기보다 3명의 구도가 비슷하게 흘러가는, 개개인의 거리를 존중하면서 움직이는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질문 주신 부분에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친밀한 사람들 간의 거리를 표현하기 위해 서로의 얼굴을 쌓아가고, 밀착하며 움직이는 안무를 구성했어요.



 <Personal space> 공연 中



마지막 장면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공연의 마지막에서 제 앞에 보이는 관객 한 분을 무대 위로 데리고 올라와요. Personal space가 침범 당했을 때의 불편함을 관객이 확실히 느끼면 좋겠다, 그리고 관객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면식 없는 분을 모셔서 앉혀놓고 저희가 나가버리는 엔딩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만드실 때 안무가님은 유기적인 스토리텔링을 중요시하시는 편인가요, 특정한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동작 그 자체의 구현에 초점을 두시는 편인가요?

    후자가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스토리 라인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주제가 명확하게 전달되고, 그다음 관객이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뻔하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어요.



안무가이시지만,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하시잖아요. 그런데 무대에 오르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무대가 편한 것은 아닐 것 같아요. 안무가님은 무대 체질이라고 느끼시는 편인가요?

    그런 편인 것 같아요. 무대 뒤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막상 무대에 오르면 연습했던 것을 덜어내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잘 표현할 힘이 생기는 것 같아서 무대 체질이지 않나 싶습니다. (웃음)



연극이나 뮤지컬 등 다른 공연 장르에서는 애드리브로 종종 상대 배우가 당황할 때도 있어요. 이에 비해 현대 무용은 비교적 더 짜인 작품 안에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현대 무용에서도 애드리브가 가능한가요? 만약 그렇다면 애드리브 혹은 공연 중에 발생하는 실수에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궁금해요.

    현대 무용에서도 그런 경우가 정말 많아요. 다만 저희는 애드리브보다는 실수의 상황이 더 많아요. 그래서 관객에게 실수를 실수로 보이지 않게 하는 대처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 짜여 있지만, 실수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몸이라는 게 항상 제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웃음) ‘만약 실수가 발생하면 이렇게 해야지’ 같은 생각을 미리 무용수들끼리 공유도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공연을 많이 하다 보면 좀 능청스러워지는 것 같기도 해요.



작품을 만드실 때 이야기하고 싶은 소재들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보통 경험에서 얻는 것 같아요.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경험을 할 때마다 기록해두고, 작품을 만들 기회가 생기면 그 기억들을 꺼내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그럼 일기도 자주 쓰시는 편인가요?

    일기보다도 메모장을 자주 이용합니다. 그때그때 느낀 점을 남길 수 있게요.





저희 매거진의 필수 질문이에요. 예술이 우리 삶에서 사라질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예술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특혜라고 생각해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기회가 생기는 것 같은데, 그마저 사라져버린다면 우리 사회가 더더욱 각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예술은 본인을 표현할 기회라고도 생각해요. 예술하는 사람들과 하지 않는 사람들로 종종 구분되곤 하는데, 사실 예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은 언제나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예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렇다면 안무가님은 현재 현대 무용이라는 ’특권‘을 누리고 계시는데, 다른 예술 분야에도 관심이 있으신가요?

    미술을 좋아해서 전시회도 종종 보러 다니고, 음악도 저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보니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것저것 많이 즐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고 계실 분들께 추천해주시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도예를 추천하고 싶어요. 최근에 기회가 생겨서 가서 한 번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도예의 촉감 같은 것들이 평소에 저희가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 좋았고, 다 끝나고 나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도 좋았던 것 같아요.



안무가님께서 앞으로 바라시는 본인의 모습이 궁금해요.

    인터뷰를 시작하며 ‘도전’이라는 단어로 저를 표현했는데, 계속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평소에 여유로운 시간도 정말 좋아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들이 저를 도태되게 만드는 느낌이 커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나중에 제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도전하고, 움직이는 시간들로 채워진 삶을 살고 싶어요.



안무가님이 살면서 '도전'이라고 느끼셨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제가 무용을 시작한 것부터가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공부만 했고, 부모님께서도 공부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셨기 때문에 무용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어요. 동시에 제가 가장 잘한 도전이라고도 생각해요. 대학교 입시도 큰 도전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학교를 와보니 학교 이름이 전부는 아니구나 싶기도 해요.



무용을 하기로 부모님께 말씀드리기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셨나 봐요.

    네, 아무리 생각해도 '무용을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부모님을 두세 달 정도 설득했어요. 처음에는 걱정이 정말 많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무용이 왜 하고 싶고, 어떻게 하고 싶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등을 자료화한 것을 부모님께 보여드리면서 설득했어요.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재 무용수로서 혹은 안무가로서 마주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인가요?

    매번 작품을 하나씩 만드는 게 큰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보다 결과물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올렸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저를 믿고 함께 해준 무용수들이 어떻게 비칠지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단단한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 같습니다. 무용수로서 저는…. 트레이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해외로 나가서 춤을 추며 그 문화나 마인드까지도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다음 달로 계획을 잡아버렸습니다. (웃음)



정말요? 어디로 가세요?

    독일 베를린이나, 아무튼 유럽 쪽으로 가게 될 것 같아요.



추진력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해야 해요. (웃음) 그 마음 덕분에 무용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안무가로서, 무용수로서 대하는 무용은 다를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단 안무가로서는 작품의 주제, 그리고 이 주제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작품을 어떻게 구성할지 그려지고, 무용수들에게 제가 원하는 작품의 방향성에 따라 디렉팅을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돼요. 무용수들의 의견을 수용하되 확실한 디렉팅을 하려는 편이기 때문에, 무용수는 최대한 안무가의 요구에 맞춰서 표현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용수로서의 저는 안무가가 원하는 작품의 표현이나 방향성을 충족해주는 방향으로 노력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을 마음 한편에 품으며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해볼걸', '조금 더 도전해볼걸'하는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는 편이에요. 나중에 돌아봤을 때 행복한 것들로 채워진, 빛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기 위해서요. 그래서 망설이고 계신 분들에게 꼭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어딘가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것이 유일한 루트는 아니니까, 어떻게서든 도전하고 빛나는 삶을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조금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어떤 안무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관객들이 '좋은 것 같아요', ’무용수가 유연한 것 같아요‘라고 반응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주제를 해석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걸 표현하는 거구나'가 명백하게 보이는 작품들이 저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무용을 안 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좀 어렵다'라고 느끼시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부분을 오히려 즐기고 있어요. (웃음)



그렇다면 작가님에게 최고의 칭찬은 '작품 너무 어려워요' 인가요?

    (웃음) 네 맞아요. ‘도대체 이게 의미하는 게 뭐야?’ 이런 질문들이 저를 조금 더 도전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작품을 보며 스토리를 해석하려고 하면 종종 무용이 어렵게 다가오기도 해요.

    그래서 규모가 있는 현대 무용 공연의 경우, '관객과의 대화'라는 시간이 따로 있어요. 그때 관객분들이 질문을 하시면 안무가가 답변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저는 그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을 관객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공유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현대 무용이라는 장르를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세요. 저도 그중 하나고요. 그래서 이 인터뷰가 많은 분들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관심이 간다'라거나 '읽다 보니 재밌다'라는 생각을 가지시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안무가님이 생각하시는 청년 예술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청년 예술가는 서투를 수는 있지만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타협하지 않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보는 사람의 요구에 타협하기보다는 정말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젊은 패기로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독특한 세계관을 경험해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소감 부탁드려요!

    처음 연락해 주셨을 때,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라는 문구가 무척 끌렸어요. 이미 유명하신 아티스트분들에 비해 청년 아티스트분들이 설 자리가 많이 없는데, 그런 걸 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생각을 공유할 기회가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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