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Illustration 영원





INTRO


예술은 내 기억 속 한 장에서

무한의 세계로 이끄는 마법의 양탄자가 된다.


감각적 경험과 상상적 경험이 맞물려

자유로이 여행한다.


현실의 결계를 뛰어넘어

영원의 지대를 누린다.


W. 이루아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어반 판타지 테마의 일러스트 삽화 작업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영원이라고 합니다.



어반 판타지 테마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건가요?

    어반 판타지라는 장르는 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판타지 같은 일들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도시 전설 같은 소재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도시라는 현실적인 소재와 판타지라는 이색적인 소재가 어우러지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와 즐겨 그리고 있어요.



어떻게 그림 그리는 펜을 쥐게 되셨나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줄곧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들을 SNS에 업로드 하다 보니 저만의 감성이 생기더라고요. 그 뒤로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나가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도 느끼고, 일러스트 분야에서 활동할 기회가 많이 찾아온 것 같아요.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라는 행사에 참여했다고 하셨는데요. 페어에 참여하시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예전에는 “내 그림이 매력적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거 같아요. 항상 혼자 작업을 했기 때문에 남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첫 페어였던 부산 일러스트 페어에서 팬분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어요. 평소 SNS에서 제 작품에 관심 있으셨던 분들이 사인을 요청해주셔서 떨떠름하고 놀랐어요.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감사한 분들이죠.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예요.



@0one_illust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정원 소녀 이야기> 시리즈 중 물속의 소녀를 그린 <자각몽>과 <마법사 이야기> 중 <유성>이라는 작품 두 개를 꼽고 싶어요. 지브리 작품 특유의 잔잔한 이야기와 무게감을 좋아하는데, 그것들을 최대한 참고하면서 작업한 작품이라 특히 좋은 것 같아요.



일상에서 소재를 발견하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저는 집에서는 소재가 잘 떠오르지 않는 편이라, 밖에서 산책하거나 낯선 장소로 여행하다 보면 영감이 잘 떠오르더라고요. 특히 풍경의 색감이나 분위기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작업을 하시면서 듣는 음악이 따로 있으신지, 그 음악이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요.

    제 그림은 잔잔하고 평화롭지만, 영화나 게임은 잔인하고 스릴 있는 것들을 좋아해요. (웃음) 그래서 웅장하고 다소 무거운 게임이나 영화의 OST를 많이 들어요. 영화도 가끔 틀어두곤 하는데 지브리나 디즈니처럼 작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잔잔한 영화를 주로 틀어놓고 작업해요



배경이 화려하지만 차분하기도 해서 힐링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을 보는 이들이 꼭 느꼈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저는 분위기에서 오는 스토리텔링과 그에 맞는 색채 사용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림을 처음 봤을 때 그림 속 인물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생각하면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일러스트 업계에서 '생업'으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어떤 현실적인 문제들이 존재하는지 알려주시면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외주가 들어오면 제 그림 스타일에 대한 기대가 있으실 테니까 그 스타일 속 그림체가 변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이라 처음엔 이것저것 마음대로 시도하며 저만의 세상인 것처럼 작업했어요. 그런데 나름 인지도도 쌓이고 생업으로 연결되다 보니 반응을 신경 쓰게 되면서 이전보다 자유롭지 않다고 느껴요. 문득 다른 소재가 생각나도 뜬금없는 것 같으면 시도하기 어려워졌어요. 이렇듯 취미였던 것이 일이 되다 보니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내 그림’에 대한 고찰과 성찰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SNS에 작품을 올리면서 작가님만의 감성이 생겼다고 답변을 주셨는데, 처음 올리실 때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오히려 떨리지 않았어요. 그때는 올려도 보는 분들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웃음) 그래서 일상 사진도 올리고 인스타툰도 올려보고, 정말 여러 가지를 올렸어요. 어느 때는 제 그림 스타일과 정반대인 그림을 중구난방으로 올리기도 했고요. 지금은 제 작품의 동화 같고 잔잔한 감성을 보고 팔로우하시는 팬분들이 생겼고, 그분들의 기대감에서 벗어나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처음보다 지금이 더 긴장되고 떨려요.



혹시 SNS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는 걸 고민 중이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나 조언이 있으실까요?

    제 주변 분들도 주제나 그림체를 잡고 시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시작하기를 많이 주저하시더라고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 색채를 부담 없이 올리시는 걸 추천해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뭐든 시작하면 진행이 되니까 일단 올려보며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보고 느끼고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술인에게는 특히나 피할 수 없는 질문이죠. 슬럼프를 경험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지금이 슬럼프인 것 같아요. (웃음) 원체 고되게 작업하는 스타일인데, 최근에는 그림선과 같은 부분을 바꾸는 시도를 하다 보니 작업 스타일에 혼란이 오더라고요. 지금보다 더 전문적으로 그리고 싶다는 욕심도 들어서 작품 스타일과 방향성에 대해 많이 실험하고 있습니다!



요즘 작업하면서 드는 고민은요?

    그림 속에 스토리를 입히다 보니 단순한 그림으로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압박이 조금 있어요. 웹툰이나 영상매체가 여러 그림과 신(scene)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과 달리, 일러스트는 림 하나에 다양한 감정을 실어야 해요. 그래서 스토리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작품 하나를 오래 붙잡고 있어서 업로드 주기도 긴 편이고요. 시간 내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쫓기듯 그리면 나중에 후회하는 경향이 있어서 느리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려고 해요.



작품 속 인물들이 대부분이 여성인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남성 캐릭터를 잘 못 그리기도 하고요. (웃음) 왠지 여성 캐릭터들이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면 그 모습이 굉장히 우아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도 좋더라고요. 반면에 남성 캐릭터로는 아직 제가 분위기를 조성하는 스킬이 약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레 여성 캐릭터를 더 많이 그리게 된 것 같아요. 



그림을 보면 항상 주인공이 물고기나 무언가와 같이 있는 것 같아요. 

    동물은 스토리 텔링을 유도하기 좋은 소재기도 하고, 주인공이 어딘가 낯설지만 환상적인 곳으로 빠져드는 과정을 좋아해서 그렇게 많이 그려요.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을 포착하면 일상에서도 판타지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듯해서 자주 그리게 된 것 같아요.



작가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 그림들을 한데 엮은 책을 내거나, 저만의 세계관이 담긴 웹툰을 만들고 싶어요. 글 쓰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저의 세계를 표현하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인 그림과 글을 함께 해보고 싶어요. 





저희 매거진의 필수 질문이에요. 예술이 우리 삶에서 사라질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음악과 웹툰, 그림과 같은 예술의 영역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쭉 사랑받고 미래에도 사라질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스마트폰 없는 삶은 살기 힘든 것처럼, 각자의 감성에 취할 수 있는 예술이 없다면 굉장히 삭막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술은 절대 사라질 수 없는 것 아닐까요?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인데요. 작가님의 일상에 녹아든 예술은 무엇인가요?

    눈으로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자연도 예술의 범주라고 생각하고요, 그 자연을 보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도 저만의 일상에 녹아든 예술이라고 느껴져요. 가령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음악을 듣지 않고 가면 정말 지루하겠죠. 음악을 들으며 어디론가 가다 보면 자연스레 ‘무드’가 생긴다는 점에서 자연과 음악이 일상에 녹아든 예술이라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 부탁드릴게요!

    처음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너무 영광이었지만, 제가 전해드릴 노하우가 적다고 생각해서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onechk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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