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Playing the Cello 김연준



INTRO


연대와 화합의 예술로 하모니를 전하는 히아모.

즐거운 삶을 완성하고자 하기에, 삑사리엔 너그러이

그저 숨 쉬는 공간과 시간을 꾸려간다.

클래식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함께 누리는’ 범주를 넓혀간다.


W. 이루아






안녕하세요.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 <히아모>의 회장 김연준입니다.

 


오케스트라는 어떤 분야인가요?

    저희 히아모는 프로 연주자가 아닌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입니다. 프로 오케스트라는 공연예술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고, 저희는 돈을 받고 공연 수행을 하지 않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입니다. 저희는 오로지 즐기기 위해 오케스트라라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잖아요. 하고 싶은 곡을 자유로이 연주하려면 2~3년은 연습해야 하고, 악기값도 만만치 않고요. 그런 장벽을 낮추고 오로지 음악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동아리라고 하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오케스트라는 진입장벽이 높은 게 사실인데, 구체적으로 그 벽을 낮추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나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첫 번째로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어요. 악기 없이 목소리로만 합창을 한다고 해도 아마추어들을 위한 장소를 구하는 것부터 애로사항이 많아요. 일단 공연장 대관부터 클래식 전문 홀을 대관한다면 적어도 120만 원에서 250만 원은 지급해야 하고, 연습을 이끌어줄 지휘자, 준비하는 연습실 등이 필요해요. 그런 부분에서 행정적인 지원을 히아모 임원진들이 도맡아 하고 있어요.

    두 번째로 악기를 새로 시작하는 회원들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진입장벽이 높은 탓에 대부분의 단원은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악기를 해오거나 전공으로 하다가 노선을 바꾼 학생이 주를 이루는데, 그래도 매년 꾸준히 악기를 새로 시작하는 회원들이 들어오세요. 그들을 위해 기존의 단원들이 기꺼이 악기를 가르쳐주는 봉사를 한다거나 남는 악기를 빌려주는 식으로 돕고 있어요.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하는 악기는 첼로인데요. 초등학교 4학년쯤 부모님 강요로 시작한 터라 하기 싫었어요. 그런데 고등학생 때부터 재밌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말과 글 말고도 내 의도대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법을 한 가지 더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오히려 음악을 시켜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정도로 악기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악기 봉사를 나가거나, 학교에서 정년 퇴임하시는 선생님께 축하 연주를 하는 등 취미로 하는 악기로도 음악을 베풀고 나눌 방법이 생각보다 많은 거예요. 그렇게 고등학생 이후부터 대학생까지 오케스트라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첼로라는 악기에 애정을 가지고 음악 활동을 이어오게 되었어요.



<어벤져스 테마곡>, <브루후 교향곡 3번> 사진 클릭시 유튜브 영상 재생



가장 기억에 남거나 히아모 동아리를 대표할 수 있는 연주가 있나요?

    앵콜곡으로 어벤져스 테마곡을 공연했던 적이 있어요. 오케스트라 연습할 때는 당연히 앵콜곡보단 앞에 주곡들을 많이 연습했어요. 아무래도 지인들을 초대하는 공연이다 보니 가장 호응이 높았던 곡은 대중에게 익숙한 어벤져스 테마곡이었던 것이 재미있었어요.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이라든지 베토벤 교향곡 홀수 번 등 편성이나 난이도, 대중성 등의 이유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에게 유명한 곡들이 있어요. 그런데 한 번은 “남들이 선뜻하지 않는 곡들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19년도에 앞서 말한 난이도나 대중성에 상관없이 저희가 하고 싶었던 <브루후 교향곡 3번>을 연주하게 되었는데요, 생소하면서 재밌는 곡을 연주해서 기억에 남아요.

 


동아리라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음악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평소에는 주로 어떤 음악을 들으시나요?

    클래식을 듣는 비중이 70%는 되는 것 같아요. 저희 동아리 단원들도 동아리 MT를 가거나 함께 놀 때 꼭 클래식 음악을 틀더라고요. 구분 짓는 건 아니지만 보통의 학생들과는 조금 다른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최근에 <베토벤 교향곡 5번 2악장>,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을 즐겨 듣고 있어요. 베토벤 교향곡은 긴장감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은 1악장의 강렬한 도입부와는 대비되는 2악장의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가 정말 인상적이에요. 꼭 한 번 들어보시는 걸 추천해요.

 


전공 공부만으로도 바쁘실 텐데 열정을 가지고 임하시는 게 대단해요. 앞으로 기획하고 있는 공연이나 정기 행사가 있나요?

    연례행사를 말씀드리자면, 봄 연주회와 가을 연주회가 있어요. 봄 연주회는 신입생들과 처음 함께하는 자리라 관악기가 많지 않게 흥미 위주의 곡으로 진행하고, 가을 연주회는 동아리의 가장 큰 연내 이벤트이기 때문에 전공 객원 섭외를 동반해 대편성의 훨씬 웅장한 곡들을 연주하고 있어요.

 


2021년은 코로나로 인해 예술계가 많이 주춤했던 때인데요. 코로나로 인해 겪은 어려움이나 힘든 기억이 있으신가요?

    저희 동아리는 기본적으로 공연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든 안전한 방법을 마련해서 연습하려고 했어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단체이다 보니 지자체별로 코로나 인원 모임 제한에 있어 모호한 지점이 많았어요. 취미와 프로 사이의 모호함이 있어 지자체별 인원 제한에 대한 규제가 달랐거든요. 그래서 이 기회에 동아리를 법인화하자는 의견도 나오면서 관련 단체를 모색하고 사장님을 만나 뵙기도 하며 고군분투 했어요.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다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 노력하던 모든 순간들이 추억으로 진하게 남아있어요.

    또 저희는 관객과 함께 공연하지 못하더라도 영상을 통한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단원들이 기록 남기는 걸 좋아하다 보니 매번 영상 기록도 신경을 쓰는데, 여러 수고스러움은 있지만 회장으로서 나오는 결과물을 볼 때면 매번 뿌듯함을 느껴요.

 


첼로라는 악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시겠지만, 다른 악기를 배우고 싶었던 적은 없으신가요?

    당연히 있어요. 커다란 첼로는 이동할 때도 불편하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의도한 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첼로예요. 애증이라 하겠어요. 다른 악기를 다루게 된다면, 가벼우면서도 독특한 트럼펫 혹은 트럼본을 하고 싶어요.

 


오케스트라라는 클래식의 음악이 주는 무게감도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데 두려움을 가진 신입생들도 많을 것 같아요. 혹시 그런 분들께 해줄 수 있는 한마디 있을까요.

    고통은 전공자의 몫이에요. 우리는 취미니까 오롯이 즐기기만 하면 돼요. 우리가 즐기는 것이 오히려 전공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거든요. 우리처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대중의 관심도 커지면서 그들의 입지도 탄탄해질 테니까요. 그러니 우리는 그저 즐기면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Dear. A의 이번 호 주제가 <향기>인데요, 예술 속에서 향기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술은 작가의 의도대로 표현하고 그걸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향기로도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잖아요. 어제 그 기사를 보면서 ‘향기가 더 많은 사람의 감각을 동원해서 연상하고 상상하게 만들 수 있겠구나. 앞으로 미술관에서도 향기를 접목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술이 우리 삶에서 사라질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술은 유산이라고 생각해요. 인류가 발전한 것은 기록이 발명된 이후였고, 우리는 항상 선조들이 남긴 지식과 유산들을 학습하고 발전하고 향유하며 살아왔어요. 그중에서도 예술은 보다 더 농축된 유산이고요. 인류의 역사와 유산은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에서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아요.

 


앞으로 바라시는 소망이나 바람이 있으신가요?

    동아리장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요즘 클래식을 하는 비전공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홍보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더 많은 분들이 클래식을 접하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전공에 재능과는 별개로 특별한 애정이 있지 않은데다 썩 즐기진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좀 더 많은 정이 생기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 부탁드립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많이 버벅거렸는데, 중간중간 잘 정리해주시고 편한 분위기로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ay_aebang

jun07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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