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여름] Music 라날로그



INTRO


텅 빈 시멘트 바닥에 불시착한 꽃

그해 여름에도 그해 겨울에도 그해 봄에도

꽃은 찬란하게 얼굴을 내밀고 세상과 건배할 거야

그리고 언제나 노래하겠지

우리는 옛날 옛적 빛나던 그 별의 기억을 가진 마지막 생명체라고,

아름답게 반짝이던 별들의 숨결이 표표히 흘러 

지금 당신의 피부에도 내려앉았다는 걸 우리가 알려줄게, 라고.


w. 이은재






반갑습니다! ‘라날로그’ 멤버분들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라날로그의 보컬과 리더를 맡은 륜이라고 합니다.

견우 라날로그에서 피아노를 맡고 있는 견우입니다. 필요할 때는 세컨 기타도 맡고 있어요.

타츠오 라날로그에서 메인 기타를 담당하는 타츠오입니다. 반갑습니다!

우민 반갑습니다. 라날로그의 베이시스트 우민입니다!

서정오 안녕하세요, 라날로그의 매니저와 촬영감독을 겸하고 있습니다. 멤버인 견우와는 1인 미디어를 창립한 상태예요.



@band_lanalogue



Dear.A의 첫 밴드 아티스트예요. 멤버분들은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셨나요?

라날로그의 시작은 저와 견우형의 만남이에요. 견우형과는 25살에 만났는데요, 그때가... 2019년?

견우 19년 5월 초!

맞아요. 말 그대로 그냥 서로 눈 맞아서 같이 하게 됐어요. (웃음) 

견우 저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려드리자면 저는 예전부터 줄곧 밴드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음악 활동을 시작했는데, 같이 할 멤버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혼자 버스킹 하던 시절, 지나가다 제 버스킹을 본 륜이 번호를 물어보면서 인연이 닿았어요. 저도 마침 보컬을 찾고 있었을 때라 그렇게 같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뒤로 SNS에 저희 둘의 커버곡을 올려 홍보를 하면서, 일본에도 저희 홍보 글을 올렸거든요. 그걸 보고 타츠오가 연락을 했어요. 그 후 바로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로 날아갔고, 그렇게 타츠오와의 인연도 시작되었죠. 타츠오는 한국에 관심이 있기는커녕 외국 한 번 나가보지 않은 친구였는데, 그저 음악이 좋아서 연락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랑 만나고 처음으로 외국에 오게 된 거죠.

타츠오 형들의 목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저도 마침 밴드를 하고 싶어서 같이 하게 됐어요. 



어떤 커버곡을 듣고 멤버 타츠오님이 연락했나요?

견우 Nothing But Thieves의 <If I Get High>를 불렀는데 1절은 륜이, 2절은 제가 불렀어요. 

서정오 그 노래는 후에 영상으로 제작했는데, 라날로그 유튜브 채널에 두 번째로 올라온 영상이에요.



🔗 Nothing But Thieves - If i get high 커버(Cover) .cover by 라날로그(Lanalogue) 



음악을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군대에서 결심했어요. 군대에서는 머리 스타일부터 신는 양말, 신발까지 모두 똑같잖아요. 많은 사람들과 같은 모습으로 같은 생활을 거듭하다 보니 의문이 생겼어요. 과연 여기서 이 사람들과 날 구분 지을 수 있는 건 뭘까 하고요. 그때 노래가 떠오르더라고요. 남들에게 칭찬받았던 것이 항상 목소리였거든요. 대중매체와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평소에 하고 있었는데, 군생활을 하면서 제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저도 모르던 능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공대를 나와 평범하게 들어갔던 군대에서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견우 저는 어렸을 때부터 프로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중학교 2학년 때였는데, 사실 그때는 밴드가 아니라 가수가 되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당시 제가 좋아한 뮤지션들이 모두 피아노 치면서 노래하는 분들이셨는데, 그 모습을 보고 노래와 피아노를 같이 하게 됐어요. 노래만으로는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이것저것 다른 걸 뒤적이다 보니, 밴드에서 피아노를 치게 되었어요.

타츠오 저는 고등학생 때 CD 가게에서 ‘Niravana’의 음악을 들었는데, 그때 ‘내 인생은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 계속 음악만 하고 있어요.

우민 예전부터 다뤄보고 싶던 악기가 드럼이라 중학교를 졸업하고 동네 학원에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느 날 학원에서 드럼을 치고 있는데 옆방에서 누가 베이스로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저는 그게 너무 멋있고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해 생일날 베이스를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을 설득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는 뭐 하나 꾸준히 한 적이 없었는데 베이스는 하루에 1시간만 안 쳐도 불안하더라고요. 그런 날들을 엮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라날로그’ 라는 활동명이 어딘지 익숙하면서도 낯설어요. 팀 이름에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마지막이라는 영어 단어 ‘Last’와 ‘Analogue’를 섞어서 지은 이름이에요. 익숙한 두 단어를 합쳐 새롭게 만든 거죠. 저희 멤버들이 모두 90년대생인 만큼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아날로그의 근본을 우리가 알리자는 뜻으로 지었어요.

견우 말 그대로 ‘마지막 아날로그’잖아요. 저는 요즘 들어 이 단어가 20세기 밴드 음악의 리즈 시절을 우리 손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느껴져요. 처음에는 저희 멤버들, 저희 세대를 말하자는 의미였는데, 지금은 일종의 사명감으로 다가오네요.



또 다른 활동명 후보가 있었나요?

네, 후보는 많았죠. 세컨드 플로우?

견우 세컨드 플로우랑... 고블린도 있고...

많았죠. 맨날 방에서 견우형이랑 전화하면서 얘기했었는데, 너무 많아서 기억이 안 나네요.



많이 고민하신 만큼 이름에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데뷔하신 지 2년을 앞두고 계시는데 미리 축하드려요. 코로나 상황에서 맞이하신 데뷔라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데뷔 초에 기대하시거나 소망하시던 바가 있었나요?

9월 1일에 <드리리>라는 노래를 냈는데, 그해 2월 말에 코로나가 터졌고, 타츠오도 비자 가 만료되어 일본으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이제서야 뭔가를 해보려고 했는데 기약도 없이 이렇게 헤어지게 되어 많이 힘들었어요. 기획했던 공연도 전부 취소된 상황에서 저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매니저님이 촬영, 제가 감독을 맡고, 견우형과 함께 출연하면서 겨우 뮤비를 찍었어요. 그때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원하던 바나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저 절규였어요. 너무 외로워서 외친 절규요. 저희는 가진 것도 많고 재능도 많고 항상 목말라 있어서 이상은 높았지만, 현실은 반대였어요. 저희는 그 중간선에서 어떻게 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내기 위해 데뷔곡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바라는 게 있었다면 저희 스스로 창피하지만 말자는 다짐이었어요. 창피하지 않은 작업물만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겠다, 인정받고 싶다, 그런 건 지금도 아니지만 그때는 더 아니었거든요. 

견우 맞아요.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제약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앨범을 낸다면 뮤직비디오는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도와주시는 매니저님도 계셔서 다행이었죠.

또 그때 회사에 들어갈지 말지의 기로에 서 있었는데, 저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걸 뺏기고 싶지 않아서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만약 잘 맞는 회사가 있어서 들어갔다면 저희를 케어해줄 수 있었겠지만, 너무 불안해하며 절규를 반복하고 있는 지금의 저희가 회사에 들어가면 다른 것들에 현혹되기 쉬울 거라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이 부분에서 견우형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했고요. 

서정오 저는 원래 영상 쪽이 전공이 아니였어요. 그래서 저에게도 뮤직비디오 촬영이 도박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잘 풀려서 지금까지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 



많은 어려움 속에서 여러 곡을 발표하시면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셨는데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데뷔곡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데뷔곡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요.

저희가 이번에 첫 정규앨범 <Stereo Out!>을 냈는데요. 사실 데뷔의 기준은 정규앨범으로 보고 있어요. 이전 싱글앨범들은 저희의 애증으로 남기고 싶지만 (웃음) 어쨌든 데뷔니까요. 가끔 저희가 정규앨범 작업 전에 했던 활동들과 지금의 색깔이 많이 다르다는 말을 들어요. 하지만 이번 정규 앨범이야말로 저희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요. 냉철하게 판단했을 때, 스타성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해서 밴드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저희의 스토리텔링과 음악적 능력, 스타성을 보여주자고 결심했어요. 이전 앨범들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지만 활동을 하며 바뀐 건 아니고, 처음부터 정규앨범은 이런 색을 보여주기로 결정하고 계획대로 작업한 결과예요.





견우 저도 똑같이 생각해요. 저희가 처음으로 낸 곡이 <드리리>인데요. 그때 저는 록과 디스코풍이 결합된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19년 2월쯤이었을 텐데, 머릿속에 있던 기타 리프 멜로디를 피아노로 쳐보고 있었어요. 타츠오가 옆방에서 나오면서 ‘그 노래 뭐야? 좋네.’라고 하더라고요. 기타 리프를 피아노로 치고 있었던 터라 타츠오의 도움이 필요해서 같이 만들고 있었는데, 륜도 옆방에서 나오더니 보컬 멜로디를 흥얼거리다 같이 작업에 참여하면서 탄생한 곡이에요.



🔗 [MV] 라날로그 (Lanalogue) - 드리리 (DRIRI)



<드리리> 멜로디를 듣자마자 각자 파트를 흥얼거리면서 나오는 모습이 영화처럼 느껴지는데요. 라날로그의 첫 무대는 어떠셨나요? 

견우 첫 무대는 합정 프리즘홀에서 11월 13일에 했는데 코로나가 심할 때였어요. 우연히 공연에 설 기회가 와서 그곳에서 처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저는 공연을 해서 기쁜 마음보다는 ‘만약 우리가 데뷔하자마자 이런 공연을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어요. 이제서야 첫 공연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 건 있었어요. 첫 공연이고, 생각만 하던 모습을 현실로 옮긴 게 처음이잖아요. 저희끼리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하면 이런 리액션이 나올까’하면서 늘 머릿속으로 그림만 그렸었는데, 그런 반응이 실제로 나오고 직접 보면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게 확실히 먹힌다는 걸 알게 된 중요한 날이었어요.

타츠오 한국에서 처음 하는 공연이었고, 한국어도 잘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 관객이 많아서 떨리고 신기했어요. 처음이니까 긴장해서 집중도 잘 안되었던 것 같아요.



재미와 씁쓸함이 골고루 느껴지는 무대군요. 홍대 클럽에서 주로 공연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인디 밴드들은 주로 홍대 클럽에서 공연한다는 말을 얼핏 들은 것 같은데, 뮤지션들이 홍대 클럽에 모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견우 홍대가 미대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홍익대학교 미대생들이 먼저 예술 활동을 하면서 시작된 게 아닐까요?

서정오 이건 저의 뇌피셜이기는 하지만 왕십리 쪽이나 강남권은 뭐든 비싸잖아요. 그런데 신촌이나 홍대, 합정은 강남에 비해 대학도 많고 교통도 밀집되어 있어요. 또 대학생들도 많이 살다 보니까 다른 곳에 비해서 거리가 활기 있고 물가도 비교적 저렴하죠. 젊은이들 대부분이 마냥 풍족하지는 않다 보니, 이들을 위한 소비와 문화가 지금의 홍대 클럽을 형성하게 된 것 같습니다.



팬분들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견우 네, 최근에는 격주로 공연을 하고 있어서 많이 만나고 있어요. 그저께는 이태원이나 해방촌에서 했고요. 데뷔 이래로 요즘 가장 많이 만나고 있어요.



팬들과 하고 싶은 무대가 있으신가요?

타츠오 저희가 단독공연을 한 번도 안 해봐서 특별하게 하고 싶은 무대가 있다기보다 단독공연을 먼저 하고 싶어요. 

우민 저희랑 팬들만 있는 공간에서 하는 무대요. 다른 팬이나 다른 가수 없이, 오직 저희를 보러 온 사람들과 같이 노래하고 즐기는 시간이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견우 저는 저희의 꿈이 이루어져서 지금 저희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계시는 팬분들과 큰 공연장에서 만나고, 모든 과정을 무대에서 함께 하고 싶어요. 

저는 해보고 싶은 무대가 있어요. 화가나 댄서처럼 직업마다 특성이 있잖아요. 저희를 보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예체능을 하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어차피 공연은 즐기는 거니까 모든 아티스트와 다 같이 공연하는 무대를 꿈꾸고 있어요.





페스티벌처럼 다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무대 같아요. 

네, 맞아요. 노래할 때 그림을 그린다거나 춤을 추거나 연기를 하는 그런 무대를 해보고 싶어요. 저희는 그냥 음악 하는 사람들, 소리꾼이잖아요. 가수로서, 아티스트로서가 아니라 공연장에 놀러 온 관객을 저희는 소리로 충족시켜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객이 무대로 올라와서 같이 놀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팬분들 중에서 멀리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분들에게 아무리 마음을 표현해도 잘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대 위에서 같이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또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드셨잖아요. 마스크 벗고 놀고 싶은 마음을 저희 공연이 해소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날로그의 음악과 영상의 반응을 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기가 많으셔서 외국에서도 공연을 하신 줄 알았어요.

절대 못 했죠. 코로나 때문에.

견우 한창 관심받던 때가 있어서 그때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못 나갔죠.



공연하고 싶으신 나라가 있으신가요?

저희 팬들이 정말 각국에 있다 보니... 한국으로 오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팀으로 활동하시면서 언제나 사이좋게 작업할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작업할 때 의견 충돌이 있던 적은 없으신가요?

견우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상업적인 성공에 대해서는 맞다 틀리다 하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기준에서 제가 좋아하는 취향은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상업적 성공에 대한 답이 내려져 있지 않으면 웬만해서는 제 취향보다 팀원들 의견에 맞춰요. 제가 음악 하는 것보다 이 멤버들과 음악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 멤버들과 함께 성공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과정이 재밌어서 저희는 충돌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견우형이랑 많이 싸워요. 타츠오랑 저는 한 번도 안 싸워봤어요. 타츠오는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을 먼저 얘기하곤 해서 의견이 충돌한 적은 없어요. 견우형과는 싸웠다기보다 논쟁을 많이 했어요. 성향도 다르고, 저는 리더 입장에 있다 보니 고집이 있거든요. 견우형이 제 얘기 들어주느라 고생을 많이 했죠. 형이 많이 참고 이해해줘서 싸우는 일은 없어요. 안 맞는 건 많죠. 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멜로디를 그리는 만큼 항상 잘 맞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을까요?

견우 멤버들이 자신의 취향을 고집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맞아요. 저희는 ‘라날로그가 무얼 해야 할까’가 중점이에요. ‘내가 무얼 하고 싶다’라는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아요.

우민 맞아요. 서로 싸우는 건 없어요. 저는 안 튀는 듯 튀는 행동을 좀 많이 해서 형들에게 꾸중을 잘 듣는 편이지만, (웃음) 그건 그거대로 재밌어요.

타츠오 싸우는 건 별로 없지만 서로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털어놓지 않을 때 눈치를 보는 건 있어요.



라날로그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것 같은데 멤버분들이 라날로그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타츠오 저는 정규앨범 7번 트랙의 <딸기>요.

견우 저는 정규앨범의 <화이트데이>요. 제가 만들었거든요.

우민 저는 <Forever>.

저는 무조건 <Caffeine>이요. 김바다 선배님이랑 같이 작업한 곡인데, 처음으로 대선배님이랑 같이 작업한 곡인 만큼 감사하고 기억에 남는 곡이에요. 공연할 때 저희 기도 살려주시고 텐션도 높고 신나요. 

서정오 저도 <딸기>요. 요즘에는 <Her>이 더 좋은 것 같고요.



록 장르지만 <Nightcrawler>, <GOBLIN>처럼 거친 분위기부터 <Shinosaka>의 부드러운 분위기까지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곡들을 작업하시는 라날로그 멤버분들이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일상이요. 일상의 사물이나 사람, 날씨를 봐도 의문을 던지면서 곡을 써요.

타츠오 저는 그냥 문득 순간순간마다 생각나요. 

견우 선배 뮤지션들의 행보를 보다 보면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빅뱅 선배님들에게 영감을 받았는데, 꼭 밴드 뮤지션분들만 보지 않고 다양하고 넓게 보려고 노력해요. 

우민 저는 멍 때릴 때요. 퇴근하고 집에 가서 담배 한 대 피울 때, 그러고 나서 잠깐의 감성에 젖을 때 무언가가 올라와요. 또 개인적으로 쓰던 합주곡이나 기악곡에서 영감을 가져올 때도 있어요. 





그렇다면 멤버분들마다 각자 취향이 잘 드러나는 음악 하나씩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견우 ‘Seafret’의 <Oceans>라는 노래요.

타츠오 ‘Måneskin’이라는 이탈리아 밴드 노래를 요즘 많이 듣고 있어요. 옛날에는 ‘Nirvana’ 랑 ‘Red Hot Chili Peppers’를 많이 들었는데 요즘 취향은 ‘Måneskin’으로 바뀌었어요.

서정오 ‘Måneskin’은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혼성 밴드예요. 제가 듣고 타츠오에게 알려준 밴드인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을 해서 들어보면 신기해요. 

우민 저도 옛날에는 ‘Red Hot Chili Peppers’의 노래를 들으면서 베이스 쳤는데, 요즘 밴드 하면서 다르게 들리는 곡이 하나 있어요. 일본 밴드 ‘동경사변’의 <Marunouchi sadistic>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가사가 무슨 뜻인지 몰라도 그 노래의 라이브 버전을 보면 공감이 많이 가요. 힘들었던 감정을 터뜨리며 호소하는 것 같아서 듣다 보면 저도 같이 슬퍼지고 뭉클해지더라고요.



각 멤버분들께서 최근에 소비한 예술 중에서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나 책, 음악, 전시가 있나요? 

견우 저는 게임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디아블로2 추천해요.

타츠오 게임도 되는 거예요? 그럼 저는 장기요. 

저도 위닝일레븐이라는 축구 게임 추천합니다.

우민 라날로그요. 

서정오 뮤직비디오 장르에서 ‘Radiohead’의 전곡 뮤직비디오를 추천해요. 그리고 일본 밴드 ‘킹 누’도 저희와 비슷하게 본인들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는데, 탐나는 뮤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보고 있어요. 



밴드라면 악기가 중요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악기를 많이 가지고 계시나요?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악기도 있는지 궁금해요.

견우 저는 가장 고가 악기인 피아노를 맡고 있다 보니 여러 대 소장하는 건 쉽지 않아서 야마하의 전자 피아노 하나만 가지고 있어요. 요즘은 아일랜드 전통 악기를 배우고 싶어요. 하림 선배님이 연주하시는 걸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민 메인 악기 외에 악기를 두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여러 대를 두고 있으면 먼지가 쌓일 것 같고, 더군다나 기타는 나무로 되어있다 보니 틀어지거나 변형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쓰는 악기 한 대만 가지고 있는데, 사실 한 대가 더 있긴 해요. 처음 악기를 시작할 때 썼던 거라서 잘 보관해두고 있어요. 새로 배우고 싶은 악기는 없지만,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타츠오 저는 기타가 원래 6대 정도 있었는데 다 팔고 지금은 2대만 남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가지만 (웃음). 처음에는 드럼을 배워서 드러머가 되고 싶었어요. 

저는 없어요. 기타 하나 있네요. 예전에는 드럼을 배우고 싶었는데, 지금은 노래에 더 집중하고 있어서 악기 욕심은 없어요.



가사나 보컬도 너무 좋지만, 베이스나 기타 등 목소리 외의 악기 사운드도 가사와 보컬 못지않게 풍부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졌어요. 요즘 노래들은 간주가 그리 길지 않은데 라날로그의 곡들은 간주도 길고, 목소리가 잘 들리게 하기보다는 간주와 함께 어우러지도록 결을 같이 한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만큼 악기 연주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곡 작업 때 특별히 더 초점을 두는 쪽이 있나요?

보컬도 악기이다 보니까 저희 곡에서 모든 악기가 다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똑같이 분배해요. 그게 밴드고, 그게 저희의 길이니까요. 모든 악기에 중점을 두고 분배해요.



세심하게 작업하시는 것 같아요. 작사·작곡에 편곡까지 직접 하시는데, 작사나 작곡은 연습으로 실력이 늘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각자 어떻게 연습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견우 일정 수준까지는 노력으로 늘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타고난 것도 무시는 못 하는 것 같아요. 그걸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 제가 들었던 음악을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점점 실력이 늘었던 것 같아요. 

저는 노는 것으로 늘 수 있다고 생각해요. 뮤지션은 말 그대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공부해도 사람의 감정은 공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많이 놀고, 슬퍼하고, 힘들어해야 사람들의 노는 감정과 지친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가장 못하는 게 내려놓는 거예요. ‘열심히 해야 하니까 놀아야 돼’ 라는 생각으로 갈 길은 멀어도 때로는 기꺼이 노는 것을 선택하는 게 용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작사·작곡 공부를 한 번도 안 해봤지만, 많이 놀고 슬프고 기뻐하면서 실력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열심히 살고 지나치게 집중할수록 곡이 안 나오더라고요. 무언가에 몰두하거나, 조급하고 불안할수록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해요. 

근본적으로 뭔가를 배워야 하는 건 당연한 부분이에요. 그럼에도 특별한 게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스스로 내려놓지 못해서,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음악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노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만약 그걸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면 그건 자신이 만들어낸 환영이니까 떨쳐버리고 놀았으면 좋겠다고 감히 얘기하고 싶어요. 

타츠오 저도 따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계속 듣다 보면 알게 돼요. 그냥 생각하면서 음악을 듣다 보면 그런 감각이 생겨요. 확실히 재능이나 센스가 있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하고 싶으면 하면 돼요.

성공하는 음악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작곡 실력이 연습으로 늘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잖아요. 대중가수로서 음원차트에서 1등할 수 있는 작곡 재능은 당연히 필요하죠. 그런데 작사·작곡을 하는 건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데 재능은 필요 없어요. 아무도 듣지 않아도 작곡은 할 수 있고, 그렇게 나온 음악은 나중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시스템에 만족하는 작사작곡을 해야 돼서 재능이 필요하다고 으레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제 주변에는 비록 그 시스템 안에서 높이 오르지는 못했어도 음악 하며 사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사람도 있어요.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는 돈 못 벌어!”라는 말을 해도, 그들은 꿋꿋이 갈 길을 가거든요. 뭐든 즐기면서 노력하면 다 된다고 생각해요.





다른 밴드와 다른 라날로그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하자가 있어요. 멋있고 폼 나는 건 없지만, 항상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자가 있으니까요. 저는 하자가 있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생각해요. 하자가 있어야 노력하게 되니까요. 



생각지도 못한 답변인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하자가 있더라고요. 메시도 키가 작은데 세계 최고잖아요.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게 있다 해도 태생적으로 안 되는 게 많았을 거라 생각하는데, 항상 그런 사람들이 끝까지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의 강점은 하자예요. 이건 정말 자부할 수 있는 게, 저희보다 공연 잘하는 사람들은 못 봤어요. 무대 할 때 ‘여기서 죽는다’라는 생각을 하고 무대에 임해요. 하자가 있으니까요. 저희 무대를 처음 보러 온 관객들도 처음에는 팔짱을 끼고 있다가 다섯 곡 정도 지나면 다들 음악에 맞춰 뛰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하자가 있으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라날로그가 더 궁금해지는데요. 라날로그가 생각하는 록, 혹은 인디 음악은 무엇인가요?

록은 도피 같아요. 제가 지금 살고있는 환경에서 멀어질 수 있는 파트너요. 그리고 인디라는 말은 메이저가 아니거나 소속이 없어서 파생된 단어잖아요. 그래서 인디 음악 하면 마이너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오히려 자유롭고,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인디는 자유죠.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여담이지만, 저는 인디 음악이 메이저를 따라가서 변질되는 걸 걱정하거든요. 인디 음악은 근본적으로 인디 음악을 해야 하는데 사람을 유혹시키는 음악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메이저를 따라가고 있는데, 메이저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이길 수는 없거든요. 인디 음악은 자유롭지만 그 경계가 없어요.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고 올라가면 끝까지 올라갈 수도 있는 것 같아서 자신만의 색을 잃을까 봐 염려돼요. 그렇게 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어요.



조금 모순되는 부분들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네. 이렇게라도 해야 알아준다는 세상이라는 게 조금 슬픈 것 같아요. 한 사람만이라도 만족시키려고 쉽게 다가가다 보니까 자유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근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자유로운 상황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은 근본이 있어야 생길 수 있어요. 아직 어렵고 갈 길이 멀지만 100명이 듣는 음악을 하는 것보다, 진짜 저희가 하고 싶은 거짓 없는 자유에서 나오는 음악을 해서 한 명이라도 듣는 게 부끄럽지 않은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모든 예술이 사라진 세상이 도래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예술은 어떤 형태로 존재했을 것 같아요. 인간은 기록하려고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벽화를 남기고 클래식을 남기고, 인간은 남기기 위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남겨진 것들이 예술이 되고, 잘 남기는 사람이 예술가가 되는 것 같아요. 기록하는 습성은 사라질 것 같지 않아서 저희가 지금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과 형태는 달라도 예술, 혹은 비슷한 무언가로라도 그 본성이 남지 않았을까요. 

견우 만약 진짜로 사라진다면 논다는 개념 자체도 없지 않았을까요? 노동만 반복하는 삭막한 세상이겠죠.

우민 저도 륜 형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예술이 없는 세상은 아예 상상이 안 돼요. 예술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옷도 없고 그 무엇도 없었겠죠. 

타츠오 사람은 옛날부터 예술과 함께 했으니까, 예술이 없으면 인간도 없어요. 반드시 있어야 하고 사라질 일도 없을 거예요. 



말씀하신 대로 인간과 예술은 떼어내고 싶어도 뗄 수 없는 사이죠. 라날로그에게 예술 또는 음악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견우 태어나서 처음으로 절 자랑스럽게 느끼게 해준 존재요.

저는 모르겠어요. 알면 안 했을 것 같아요. 모르니까 재밌어서 하고 있어요.

우민 음악한다, 미술한다, 예술한다 이런 말은 지금까지도 상상하면 고상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데, 저는 음악을 하고 있지만 한 번도 고상한 걸 한 적이 없어요. 저 스스로 음악하고 있다고 말하면 이질감이 들고,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음악을 하고 있지만 고상한 건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인생의 일부이자 저를 표출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라날로그’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요. '라날로그'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견우 ‘건배’요. 

타츠오 ‘도피’.

‘아기’. 너무 소중하고 걱정스러운 자식 같아요.

우민 ‘영화’.

서정오 ‘슬프다’밖에 안 떠올라요.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싶은 게 사람의 욕망인데 같이 살면서 그걸 포기하고, 라날로그에게만 투자하고, 라날로그의 꿈만을 위해 움직이는 6명을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으로서 보고 있으면 슬픔이 떠올라요. 저는 라날로그의 노력과 고생을 자세히 봐왔기 때문에 나중에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얻게 되어도, 버린 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슬플 것 같아요.



다들 라날로그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것 같아요. 나중에 사람들이 '라날로그'를 어떤 곡으로 기억해주면 좋을까요?

견우 지금까지 나온 노래 중에는 아직 없어요. 앞으로 발매할 곡들 중에 있을 것 같아요. 그중에 있을 수도 있고 아직 안 만들어졌을 수도 있고요. 

저는 어떤 곡으로 유명해지기보다 그냥 ‘라날로그’ 그 자체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어떤 뮤지션으로 걸어가고, 또 남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타츠오 제가 만들고 싶은 노래와 대중이 듣고 싶은 노래를 모두 만들어가고 싶어요. 

견우 지금 저희가 건대에 살고 있는데, 집 앞에 건대 맛의 거리가 있어요. 그 거리의 이름을 ‘라날로그 거리’로 바꾸고 다른 사람들이 세워준 저희의 동상이 있고 가끔 그곳에서 대중들이 꽃이나 향을 피워주는 광경을 꿈꿉니다.

우민 모두의 우상이 되고 싶어요. 

E 100%요. 제 MBTI가 I로 시작하는데, 공연할 때의 저는 E 성향이 100%인 사람처럼 보여요. 제 노력으로 그렇게 보인 모습이 뿌듯해서 죽을 때까지 ‘쟤는 무조건 MBTI가 E 100%로 시작할 거야’ 라고 생각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함께 있으면 즐겁고 에너지가 올라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하신 소감을 여쭤보고 싶어요.

견우 저희의 의견을 물어봐 주시는 질문들이 많아서 신선하고 너무 좋았어요.

우민 인터뷰하는 동안 저희끼리도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타츠오 처음으로 하는 인터뷰라 새롭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옛날부터 저희가 잘 되든 안 되든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궁금해 하는 매체가 있다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오늘 인터뷰에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후에 돌아봤을 때 지금 생각과 다른 점이 많을 것 같아서 기대돼요. 그래서 너무 재밌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어요. 저희는 밴드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고 음악을 시작했어요. 언제가 될지 몰라도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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