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지만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단어부터 핫한 예술계 이슈들까지. 디어에이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간지러운 곳을 긁어드립니다. 아무리 배를 채워도 허기가 진다면 아트 칼럼 디어유에서 식(識)사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11월호] AI의 도구화와 예술의 죽음





지난 8월 미국 콜로라도의 한 미술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그림이 

인공지능의 그림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디지털 아트부문으로 출품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미드저니 라는 ai 프로그램으로 그려졌다.


이는 예술의 죽음인가 ai의 도구화인가. 

처음엔 당연히 예술의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단적으로 보면 사람을 기계가 밀어낸 격 아닌가.


모르는 새 ai는 이미 세상에 스며들어 있었고

생각을 거듭하고 자료를 찾을수록

Ai의 예술이 사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닌

그저 하나의 방식이 되었음을 알았다.


예술은 여러 사건들로 종종 죽어왔지만

그를 향유하는 것은 사람이기에 

늘 또 다른 이유로 매번 피어난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들여다보면 될 일이다.

예술을 말이다.



 

 

 

유진:

이번 주제인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의 콜로라도 미술대회 1등이 된 사례를 찾아봤어요. 수상자 제임슨 앨런은 ai 미드저니를 사용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프로그램의 사용으로 화가가 예술에 잡아먹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과거 사진 기술이 나왔을 때에 당시 미술사에 변형이 생긴 것처럼 ai의 그림 또한 미술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새로운 기술이 파생될 수도 있고 그런 부가적인 갈래들이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원:

원래 미술은 기초부터 시작해 다양한 스타일을 접하고 흡수해가며 본인의 화풍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ai의 발전 방향 또한 그런 쪽이라고 생각을 해요. 어떻게 보면 평생이 걸리는 일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로 돌리니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단축이 되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본다면 예술의 죽음이라 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이해는 돼요.

 

결론적으로 그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사람이잖아요. 사람이 만든 작품을 요리라고 한다면 ai가 만든 작품은 인스턴트가 아닌가 싶어요. 선 하나에 삶의 고민을 더하지 않고 읽어 내린 기록들로 채워낸 그림에서 우린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그들이 읽어낸 기록의 파편을 짜깁기해 어떠한 의미를 만들어 내서 읽을까요?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간편하고 질이 좋아 이제 예술판 다 죽었다 말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예술을 심층적으로 소비하는 층이 그들의 예술을 어떻게 보겠냐는 거죠.

 

서연:

이번 주제가 사회적 문제로 여러 번 화두가 된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이 소식 처음 들었을 때 아 나 진짜 망했다 생각했어요. 제가 사실 디자인 전공인데 신입생 때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같은 프로그램을 잘 만지면 잘한다 소리를 듣다가 이런 이야기 나온 이후로 갑자기 그 잘한다 소리가 갑자기 사라졌거든요. 저도 그때는 인공지능 들어왔으니까 나 이제 뭐 먹고살지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게 한 2년 전의 이야기고 지금은 오히려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컴

퓨터를 활용해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뀌었어요.

 

외신을 찾아보다 예술에서 ai가 도입된 이후로 인간의 창의성을 상실했다고 표현을 하는데 저는 이 상실이라는 표현을 다르게 해석했어요. Ai의 도입은 새로운 변형을 일으킨 거잖아요. 기획방식에서 차별점이 도드라진다는 건데 이게 어떻게 창의성의 죽음이냐 싶은 거죠.

 

최근에 제가 줄 하나 그어서 몇 백억 벌었다는 현대미술 회화 화가를 봤는데 사실 줄 하나 그었다는 것은 예술의 기초잖아요. 이제 그게 미술의 기초라는 점에서 창의성이 파괴되었다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본인의 작업 특징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해 다시 초기화 돼가지고 선 하나 그어가지고 그게 예술이라고 한 건데 그래서 오히려 처음으로 돌아간 게 예술의 창의성이 상실되었고 고도화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초기화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진: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일인데, 크리스 카쉬타노바라는 예술가가 인공지능 ai로 그린 만화가 공식 저작권 승안을 받았다고 해요(9.15). ‘새벽의 자리야’라는 제목의 18페이지 분량의 만화인데, 카쉬타노바가 직접 그린 게 아니라 문자 이미지 변환 ai를 통해 그린 거라 논란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정해 주지 않던 작품을 인정해 주고 상을 받기도 하고, 이러한 작은 변화들을 보면 사실 세상은 이미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컴퓨터 기술을 사용해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도 전시회를 여는 것들을 보면서 이전에 그저 산업으로 치부되던 기술들이 발전해 지금은 예술로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 나누고 있는 주제 또한 융합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현재 미술시장도 과부하가 왔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서연:

요즘엔 OTT가 영화계의 주류가 되었잖아요. 국내에선 대형 영화관들이 요즘 많이 죽어서 표 값이 15,000원까지 올라가고 이러는데 거기는 전통을 살린다고 OTT 작품을 무시했던 것이 기억이 나거든요. OTT 오리지널 작품을 영화로 치지 않겠다 이런 발언을 했었어요. 그런데 워낙 OTT 힘이 세지니까 그제야 받아들였던 걸로 기억을 해요. 그런 것처럼 어느 순간 미술도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원:

큰 인기로 드라마 화까지 진행된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천계영 작가는 과도한 업무로 연골이 닳아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져 최근엔 펜 대신 목소리로 CINEMA 4D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화를 그리신대요. 저는 이게 추후 ai 미술의 발전 방향 중 한 갈래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손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경우도 그림을 그리고자 하면 그릴 수 있게 돕는 보조 역할로요. 기술의 발전은 그런 거잖아요. 일상의 불편함 따위나 한계를 지우는 거요.

저는 ai의 예술이 상업용이고 그저 도구로써 쓰이며 발전해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전기가 없다면 작동도 못할 텐데 오래된 역사의 예술을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잖아요.

 

유진:

지금 상황을 놓고 봐도 현재 작가를 양성하는 대학에서도 단순히 그림을 그리거나 입체를 만드는 것만 배우지 않아요. 3d 툴도 배우고, 영상 사진 등 시각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새로운 것들을 활용하고 이것들을 이용해 더 좋은 창작물을 만들려고 하는 분위기예요. 수 세기가 지나고 산업의 주체도 발전해 가는데 사진 이후로 비교적 잠잠하던 미술사에 한번 변화가 올 때가 되었죠.



editor

김유진, 윤서연, 나예원